전문가들, 안전자산 위주 투자 추천…국내 리츠·고배당 주식 추천
아시아 신흥국 펀드 관심·국내 단기 국공채 비중 유지도 제안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돌발 변수인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덮쳤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까지 동반되면서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서려던 각국 통화당국도 주춤하고 있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7일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보고 인플레이션 위험 회피를 위해 단기적으로 안전 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했다.
◇ 물가 상승세 언제까지 지속되나…긴축 속도 조절
시장에선 물가 상승세 정점을 올해 2분기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다소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로 올렸다. 기존 전망치(2.0%)보다 1.1%포인트나 높다. 한은의 3%대 물가상승률 전망은 2012년 이후 10년만이다.
박정욱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 잠실 WM 투자센터장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마무리돼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대처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물가는 상반기 중 정점에 도달해 하반기에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오름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성원 한국투자증권 GWM 전략 담당 상무는 "원자재 가격 급등세로 물가 상승세가 하반기까지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준은 오는 15∼16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50bp 인상 가능성이 우세해졌으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상폭 전망치가 줄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당분간 미국 경제와 고용시장은 견고하고 물가 압력이 높은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며 "미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경계해 이달에 기준금리 25bp 인상을 시작으로 긴축 사이클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인플레 공포와 긴축 우려 속 투자전략은
통상적으로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화폐가치가 떨어져 실질 구매력을 유지하려면 현금이나 예금보다 실물자산 투자가 유리하다.
그러나 각국 통화당국이 강도 높은 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가격이 치솟은 부동산 투자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시장에서는 전국의 아파트 시가총액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9.8배 정도 고평가 돼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환 NH투자증권 홍대역WM센터장은 "금리 인상기에 채권 투자와 부동산 투자는 '돌다리도 두들겨 보자'는 방식을 권한다"고 말했다.
박환기 대신증권 사당WM센터장은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뚜렷해져 실물 투자 요구가 높아질 것이나 올해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개인 고객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와 정책 불확실성을 고려해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위주의 전략을 추천했다.
박환기 센터장은 "투자금액이 적고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이라면 배당과 실물 투자가 가능한 국내 리츠 상품 투자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초고액자산가 전략을 담당한 유성원 한국투자증권 상무는 개인의 상반기 자산별 자산 배분 비중으로는 주식 30%, 대체자산 30%, 채권 20%, 현금 20%를 제시했다.
유 상무는 주식은 낙폭과대 성장주와 경기 방어적 성격의 고배당 주식을 추천하고 대체 자산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리츠와 우량등급 단기채권, 현금 일부 보유를 권했다.
환율 상승 속에 달러 비중을 높이라는 조언도 나왔다.
박정욱 미래에셋증권 잠실 WM 투자센터장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실질 구매력 저하를 방어하려면 통화 분산 전략이 필요하다"며 "원화 자산으로 치중된 자산구조라면 달러 자산 비중을 늘려야 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 센터장은 주식 투자는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보다 금리 인상 수혜주인 금융주나 필수소비재를 추천했다.
김대호 신한금융투자 반포지점장은 가치주 투자를 권했고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자유로운 아시아 신흥국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인플레이션 위험을 상쇄할 인컴 수익에 초점을 맞춰 국내 단기 국공채 비중 유지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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