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격으로 일부 시설 파손·화재…방사능 수준에는 변화없어"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전명훈 기자 = 러시아군이 유럽 최대 규모의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전 단지를 장악했다고 우크라이나군이 4일(현지시간) 밝혔다.
AP·로이터 통신과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자포리자주 군 당국은 이날 성명에서 원전 감독 당국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군 당국은 "원전 가동 직원들이 원자로 상태를 통제하고 있고, 안전 운영 규정에 따라 운용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어 "(원전) 행정동과 출입 검문소가 점령자들(러시아군)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면서 "원전 직원들은 원전 시설의 안정적인 가동을 유지하면서 근무를 계속하고 있고, 원전의 방사능 수준은 정상"이라고 소개했다.
러시아군이 원전 장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원전 경비원들 가운데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군 당국은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가동되지 않는 자포리자 원자로 1호기 격실이 일부 훼손됐으나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군이 현지시간으로 이날 새벽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에 있는 원전 단지를 포격하면서 단지 경계 바깥 5층짜리 교육훈련용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우크라이나 비상사태부가 밝혔다.
계속된 러시아군의 공격에 화재 진압이 한때 난항을 겪었으나 결국 진화에는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정치·사회 문제 연구 싱크탱크인 '고르쉐닌 연구소'가 운용하는 인터넷 매체 '레비 베레그'(좌안)는 "오전 6시 20분께 교육훈련 건물 화재가 진화됐다"면서 "화재로 인한 사상자는 없다"고 전했다.
현지 비상사태부는 화재로 인한 방사능 수준 변화도 포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국제원자력기구(IAEA), 미국 정부 등에 원전 단지의 방사성 물질 누출은 없다고 통보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에서 가동 중인 원자로 15기 중 6기를 보유한 대규모 단지다.
이 원전 단지는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 생산의 4분의 1 정도를 담당한다.
단일 단지로는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크라이나 국립원자력·방사능 안전감독국 대표 올렉 코리코프는 현지 TV 방송에서 "자포리자 원전에는 6개 원자로와 사용 후 핵연료 저장고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6기의 원자로 가운데 4호기 1기만 가동되고 있다면서, 1호기는 수리를 위해 가동 중단된 상태고, 2·3호기도 안전 점검을 위해 가동이 중단돼 있으며, 5·6호기는 예비용으로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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