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시아군 점령 '자포리자 원전' 여전히 긴장 상태

입력 2022-03-04 22:13   수정 2022-03-04 22:23

[우크라 침공] 러시아군 점령 '자포리자 원전' 여전히 긴장 상태
러군 통제하 직원들 정상 운영…"포격 당하면 체르노빌보다 훨씬 심한 재앙"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군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전이 여전히 긴장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자포리자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의 누출은 없었다고 확인했다.
그로시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원자력 감독 당국, 자포리자 원전 측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원전 내 6기의 원자로는 피해를 보지 않았으며 방사성 물질 유출은 없었다"면서 "하지만 상황은 몹시 긴장돼 있다"고 소개했다.
자포리자 원전 운영사인 우크라이나 '국립원자력생산회사'(에네르고아톰) 사장 페트로 코틴은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군이 원전 구역으로 침입해 원전 가동 인력과 시설들을 장악했다"면서 "직원들이 침략자(러시아군인)들의 총구 위협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원전 운영진이 오늘 아침 원전 가동 임무를 수행하도록 허용받았다"면서 "에네르고아톰은 원전과 직접 연락하지 못하고 원전 관계자를 통해서만 정보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원전 내 6기의 원자로는 모두 핵연료를 내장하고 있다"면서 "만일 원전 시설이 포격으로 피해를 보면 이는 핵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 미하일로 포돌랴크도 이날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핵 재앙으로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자포리자 원전은 유럽 최대 원전"이라면서 "그곳에서 회복할 수 없는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것은 적어도 체르노빌보다 6배는 더 나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 한발의 미사일이나 폭탄이 원전에 떨어져도 무서운 재앙이 초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자포리자주 군 당국은 이날 오전 성명에서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 단지를 장악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원전) 행정동과 출입 검문소가 점령자들(러시아군)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면서 "원전 직원들은 원전 시설의 안정적인 가동을 유지하면서 근무를 계속하고 있고, 원전의 방사능 수준은 정상"이라고 소개했다.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시에 위치한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에서 가동 중인 원자로 15기 중 6기를 보유한 대규모 단지다.
이 원전 단지는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 생산의 4분의 1 정도를 담당하며, 단일 단지로는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로 평가받는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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