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서 10대에게 "우스꽝스러운 코로나 연극 그만둬라" 소리쳐
학생들 "어쩔 수 없이 마스크 벗어"…교육감 "건강 지킬 권리 있어"
(애틀랜타=연합뉴스) 이종원 통신원 = '리틀 트럼프'로 불리는 론 드샌티스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가 공개석상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10대 고등학생을 질책해 논란이 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드샌티스 주지사는 지난 2일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사이버 안전대책 발표 기자회견을 하면서 회견장에 늘어선 고등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모습을 보고 "당장 마스크를 벗어라"라고 소리쳤다.
그는 청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스크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코로나 연극은 이제 끝"이라며 "마스크를 쓰고 싶다면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학생들을 질책했다.
이런 주지사의 질책에 학생들은 모두 마스크를 벗어야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14세 학생 케빈 브라운 주니어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주지사의 목소리에 놀라서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벗어야 했다"며 "내가 마스크를 쓴 이유는 그 장소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이 많아서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차기 대선주자로 주목받는 드샌티스 주지사는 주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방역 규제에 잇달아 반기를 들어왔다.
그는 지난해 주내 마스크 의무화 금지 행정명령을 내리고 백신 의무화 금지법에도 서명했다.
지역 정부 및 정치권은 드샌티스 주지사의 행동을 비판하고 나섰다.
질책 당한 학생들이 재학 중인 힐즈버러 카운티 교육청 에디슨 데이비스 교육감은 "학생들은 자신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범위에서 자신의 건강을 지킬 권리가 있다"고 주지사의 태도를 비판했다.
니키 프라이드 주 농무장관은 "이것은 마스크 착용 문제가 아니다"라며 "플로리다주지사는 학생들 앞에서 어른답게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드샌티스 주지사의 크리스티나 푸쇼 대변인은 트위터에서 "청소년들을 괴롭혀온 2년 동안의 선전·선동은 끝낼 때가 왔다"며 "(학생들이) 자유롭게 숨 쉬고 행복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higher250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