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식량농업기구 "2월 식량가격지수, 전년 대비 24.1% 상승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세계 식량 가격이 지난달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식량 위기가 초래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식물성 기름과 유제품 가격 급등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24.1% 상승했다고 밝혔다.
식량가격지수는 1월 135.4에서 지난달 140.7로 상승했다. 식량가격지수는 2002∼2004년 식량 가격의 평균치를 100으로 정해 현재의 가격 수준을 지수로 표현한 값이다.
2월 식물성 기름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8.5% 상승했다.
옥수수와 밀 등 곡물 가격지수도 3.0% 올랐으며, 유제품 가격지수는 6.4% 상승해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해바라기유 수출의 80%를 담당하며, 세계 밀 수출에서도 29%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2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의 상황이 많이 반영된 측면이 크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식량 가격이 더욱 오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FAO는 식량 가격 상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회복 중인 세계 경제에 인플레이션 부담을 가중할 수 있으며,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의 빈곤층을 위기에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 가운데 세계 각국의 식량안보 강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헝가리 농부무는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식량 가격 상승을 이유로 모든 곡물 수출을 즉각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주요 곡물 수출국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는 밀의 자국 내 공급 보장과 파스타 가격 안정을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섰으며, 최대 밀가루 수출국 중 하나인 터키도 곡물 수출에 대한 정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몰도바는 이달부터 밀, 옥수수, 설탕 수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식량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이미 높은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식량 가격의 추가 상승을 초래하고 세계 식량 시장의 불안을 더욱 가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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