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9조원 책정…2019년 이후 전년대비 최대 증가폭
미중갈등 심화속 남중국해·대만해협·中-印국경 군비 강화할듯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이 올해 국방예산을 작년 대비 7.1% 증액하기로 했다. 이는 2019년 이래 가장 큰 증가폭으로, 미중 전략경쟁 심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재정부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에 보고한 올해 예산안에서 국방비 지출을 작년 대비 7.1% 늘어난 1조4천504억5천만위안(약 279조원)으로 설정했다.
이로써 공식 발표 수치 기준으로 중국은 2016년 이래의 '한 자릿수' 연간 국방 예산 증가율을 올해도 이어가게 됐다.
중국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연속으로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10%대 증액했다가 2016년(전년 대비 7%)부터 매년 전년 대비 6∼8% 선에서 늘리고 있다.
국방예산 7.1% 증액은 작년 증액 폭보다 0.3%포인트 상향된 것이자, 2019년(전년 대비 7.5% 증액)이래 3년 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원년인 2020년에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6.6% 증액하며 최근 30여년 사이에 최저 증액폭을 기록한 데 이어, 2021년 6.8% 증액된 1조3천500억 위안을 책정한 바 있다.
이날 중국이 31년 만의 최저치인 '5.5% 안팎'의 2022년 경제 성장률 목표를 제시한 데서 보듯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터에 올해 국방 예산 증가폭을 키운 것은 치열한 미중 전략경쟁 속에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강화하는 대(對)중국 견제 행보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와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등으로 동맹국을 규합하는 한편 중국의 반발 속에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작전과 대만해협 군함 통과 등을 지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20년 잇달아 중국-인도 병사들 간의 유혈 충돌이 발생한 서부 국경 경비 강화 수요도 고려했을 수 있어 보인다.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는 이날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지난 1년 동안 국방과 군대 건설은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며 "새로운 1년은 시진핑 강군 사상을 깊이 관철하고, 신시대 군사전략 방침을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이어 "(군에 대한) 당의 영도와 건설을 전면적으로 강화해 전쟁 대비를 위한 훈련을 심화하고 군사투쟁을 견고하고 유연하게 전개해 국가주권 및 안보와 발전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현대식 군사 물류 시스템, 군 자산 관리시스템, 무기장비의 현대화 관리 시스템 등의 건설, 국방과학기술 혁신 등을 가속하겠다고 리 총리는 보고했다.
중국의 국방예산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의회에 제출할 다음 회계연도(2022년 10월 1일∼2023년 9월 30일) 국방예산안을 7천700억달러(약 937조원)로 책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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