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보고서…"가난한 학생들, 인신매매 조직 '공장 근무' 꾐에 속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지난 10년간 매해 1만∼1만5천명 가량의 태국 여성 및 아동이 일본으로 인신 매매돼 매춘업에 강제 종사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지 매체 네이션은 경찰 간부인 퐁나껀 나콘산티팝 박사가 펴낸 보고서를 인용, 이같이 5일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은 여전히 동남아시아 및 국제 인신매매 활동의 중심지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매춘을 위한 태국 여성·아동 불법 밀거래와 관련, 일본이 지난 10년간 가장 큰 시장이었다"며 "매년 1만∼1만5천명이 일본으로 보내졌다"고 적었다.
3만명 가량의 비숙련 노동자들도 매년 해외로 밀거래되는데, 이 중 대만행이 가장 많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태국에서 인신매매나 노동자 밀거래가 횡행하는 상황과 관련, 보고서는 인신매매 조직이 중고등 학교나 대학교에서 가난한 형편의 여성과 아이들을 목표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직은 이들에게 합법적인 공장 근로일을 할 수 있다고 꾀지만, 결국 그들은 매춘 산업에 종사하는 속임을 당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신매매 조직은 매우 복잡하지만 잘 관리되고 있는데, 이들은 6개 역할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다.
에이전트는 목표 대상을 접촉한 뒤 중개인에게 넘긴다.
이 중개인은 인신매매 대상자들을 모처에 수용한 뒤 필요한 서류들을 위조한다.
내비게이터는 이들을 목적지까지 데려가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내비게이터로부터 넘겨받은 사람은 이들을 매춘업이나 불법 어업 또는 다른 부문으로 넘기는 역할을 한다.
관리자는 이들이 매춘 또는 불법 어업에 하도록 강요하고 이에 저항하면 협박을 통해 강제한다.
여러 사업 부문의 '고객'들은 밀매된 이들을 이용한다.
보고서는 태국의 인신매매 방지 움직임과 관련, 정책은 물론 참여 기관 간의 협력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태국은 지난해 미 국무부의 '인신매매 실태'(TIP) 보고서에 2등급 감시 대상국(watch list)으로 한 해 전 2등급에서 한 단계 내려왔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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