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푸틴, 초기목표달성 못하고 '소모전' 기로에"

입력 2022-03-05 22:59  

[우크라 침공] "푸틴, 초기목표달성 못하고 '소모전' 기로에"
더타임스 "제공권 장악·적 지휘통제 타격 모두 실패"



(파리=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하면서 러시아군이 하루 이틀 안에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점령하고 '선량한' 우크라이나 국민으로부터 '해방군'으로 열렬한 환영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10일째를 맞은 전쟁 상황은 그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제공권 장악과 적군의 '지휘 통제' 능력에 대한 타격이라는 전쟁의 성공 요소 두 가지 모두에서 실패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군 지휘부는 단시일 내에 이 같은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에 러시아군은 단 3일 치 보급품만 지급받았고 지금은 신속히 식량이 떨어지고 있다는 보고들이 나온다고 영국과 우크라이나 군사 소식통들은 전한다.
최근 들어 완강히 저항하는 적에 맞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펼친 적이 없는 러시아는 연료와 탄약이 바닥나고 일부 병력이 비싼 장비를 포기하는 와중에 막대한 병참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지상전 담당 선임연구원인 벤 배리 준장은 더타임스에 "러시아군은 침공을 위해 동원한 지상군 대부분을 우크라이나전에 투입한 상황에서 이제 소모전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과 그의 군사 지도부가 우크라이나군이 거의 저항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인들이 그들을 해방군으로 환영할 것으로 생각했다면 그들은 큰 충격에 빠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리 준장은 "놀랍게도 우크라이나 공군이 아직도 비행하고 있고 러시아가 아직 제공권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고들이 있다. 우크라이나의 지휘통제 시스템은 아직도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왕립합동군사문제연구소(RUSI)의 항공전력담당 분석가 저스틴 브롱크는 러시아 항공기들이 저조한 수준의 비행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이는 제공권 우위 장악에 실질적인 진전이 없음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우크라이나 방위전략센터의 일일 전황 업데이트는 "러시아 군용기들은 격추를 피하려고 주로 야간비행에 의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롱크 역시 이 점을 지적하며 스팅어나 이글라와 같은 우크라이나의 견착식 미사일 시스템은 사용자가 목표물을 눈으로 보고 발사하는 방식이어서 야간에는 사용이 제한된다는 점을 들었다.


정보 및 지정학적 위험 분석업체 시빌라인의 저스틴 크럼프는 전투의 첫 1주일간은 러시아가 처음부터 잘못된 전술로 잘못된 임무를 시작한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러시아가 초기 실패를 겪기는 했지만, 우크라이나와 군사력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전쟁이 계속되면 결국 우위를 점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문제는 우크라이나 도시들을 폭격해야만 하고 서방의 제재를 견뎌야 하며 국내에서는 평화를 외치는 사람들을 억압해야 하는 이 상황을 푸틴이 어디까지 끌고 갈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이 점에 관해 많은 크렘린 관찰자들은 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예측한다. 유럽외교관계협의회의 카르디 리크 정책 연구원은 "푸틴은 모든 것을 걸었다"면서 "그가 전쟁 방침을 수정할 것으로 보지 않는데, 그것은 그가 보기에 손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why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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