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대통령 요청에 기업들 화답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에서 영업을 중단한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마스터카드는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전례 없는 분쟁과 불확실한 경제 환경을 고려해 러시아에서 네트워크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러시아 은행들에서 발급한 카드는 더는 사용하지 못하며, 해외에서 발급된 카드는 러시아 내 가맹점들이나 현금지급기에서 이용할 수 없다고 전했다.
마스터카드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번 결정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며 "우리는 고객과 파트너, 정부와 논의한 뒤 이러한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비자카드는 "앞으로 며칠에 걸쳐 모든 거래를 중단하기 위해 러시아에 있는 고객 및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해 회계 연도에서 러시아는 비자 전체 순수익의 4%를 차지했다.
마스터카드는 2021년 순수익의 4%가 러시아 안팎에서 수행한 사업에서 나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최대은행인 스베르방크 측은 "이러한 결정은 국내에 있는 우리 은행의 비자·마스터카드 사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영업 중단 결정은 이날 오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미 의원들의 비공개 화상 회견 뒤 나왔다.
회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러시아에서 영업을 중단하기를 요청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또 비자와 마스터카드 2곳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회사가 러시아에 대한 재정적 압박을 높이는 조치에 나서고 있다.
영국 에너지 대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을 비롯해 일부 기업은 러시아 내 기업들에 대한 지분을 매각하며 관계를 단절했다.
할리 데이비드슨 등은 러시아로의 제품 수송을 중단했다.
스페인 의류 기업 인디텍스(Inditex)는 러시아에서 자사 브랜드 '자라(Zara)' 매장 502곳을 폐쇄하고, 온라인 판매도 중단했다.
세계 최대 가구 기업인 이케아도 러시아 내 전체 매장을 폐쇄하고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원자재, 상품 구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애플과 넷플릭스, 월트디즈니, 인텔, 포드, 보잉, 제너럴모터스 등 각 분야 주요 기업들도 러시아와 사업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알 켈리 비자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우리는 러시아의 부당한 우크라이나 침공과 우리가 목격한 받아들일 수 없는 사건에 따라 행동할 수밖에 없다"며 "전쟁과 평화와 안정에 대한 계속되는 위협은 우리 가치에 따라 행동하도록 요구한다"고 밝혔다.
su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