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여만에 최고…미국 러시아산 석유 수입금지 검토 등 영향
"러시아 석유수출 차단시 200달러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박진형 김윤구 박의래 기자 =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130달러 선을 돌파, 140달러에 육박했다고 로이터통신·블룸버그통신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브렌트유는 이날 장 시작과 함께 18% 급등, 139.13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1998년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래 가장 큰 상승폭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장중 130.50달러까지 뛰어올랐다.
이로써 브렌트유와 WTI 모두 역대 최고인 2008년 7월의 배럴당 147달러 이후 13년여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국제유가는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 한국시간 7일 오전 10시 46분 현재 브렌트유는 126.61달러(+7.20%), WTI는 124.34달러(+7.49%)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유가가 급등한 데는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란 핵 협상 타결이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사우디아라비아가 주요 원유 가격을 인상하고 리비아의 생산량이 줄어든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앞서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 중 하나로 유럽 동맹국들과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유럽을 방문 중인 블링컨 장관은 CNN에 출연, "어제 조 바이든 대통령 및 각료들과 정확히 이 문제에 대해 전화 통화를 했다"면서 "현재 유럽 동맹과 러시아 원유 수출 금지 방안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양쪽 시장에 충분한 원유 공급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 활발하게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거래업체 비톨의 아시아 책임자 마이크 멀러는 앞으로도 시장 변동성이 심할 것이라면서 "러시아 원유를 많이 들여올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 (유가에) 이미 반영돼 있다고 보지만, 모든 것이 반영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러시아는 석유와 정유제품 하루 700만배럴(bpd)가량을 수출한다. 이는 세계 공급량의 약 7%에 해당한다.
또한 러시아 항구를 이용하는 카자흐스탄의 원유 수출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이란 핵 협상은 한때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와 이란 간 협력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서면 보증을 요구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제재와 이란 핵 협상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이란산 원유 수출 재개에는 몇 개월이 걸리겠지만, 그래도 시장에 원유 추가 공급을 할 수 있는 나라는 현실적으로 이란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러시아의 요구가 시장의 기대를 실망으로 바꿔놓고 있다고 이들은 진단했다.
여기에 정치적 혼란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리비아의 원유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
리비아의 원유생산량은 엘필 유전과 샤라라 유전 폐쇄로 하루 33만배럴 정도 줄어든 상태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리비아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하루 120만배럴이었으나, 현재는 하루 92만배럴로 감소했다.
원유 수급 불안 우려가 심화하면서 국제유가 전망치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러시아의 석유 수출이 차단되면 하루 500만배럴 이상의 공급이 감소해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올해 배럴당 185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러시아 원유가 시장에서 사라진다면 3개월 안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배럴당 115.68달러에 지난주 거래를 마치면서 주간 26.3%의 상승 폭을 기록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도 주간 20.6%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주 종가는 배럴당 118.11달러였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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