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해외관광객 중 1위에서 제재 직후 3월 초엔 6위로 '급락'
하루 630명→300명…국제결제망 배제에 "러 관광객엔 현금만 받아요"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지난달 태국을 찾은 해와 관광객 중 러시아인이 가장 많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 제재 본격화로 관광객 수가 '반토막'이 나면서 이달 초엔 6위로 내려앉았다.
현지 매체 네이션이 지난 6일 인용한 관광체육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달 태국을 찾은 러시아 관광객은 1만7천599명으로 가장 많았다.
독일(1만3천964명), 프랑스(1만1천278명), 영국(1만1천231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발발하고 이어 국제사회 제재가 본격적으로 가해진 뒤인 이달 1~3일 관광객 순위에서 러시아 관광객은 전체 6위로 수가 '급감'했다.
이 기간 독일이 1천876명으로 가장 많았고, 영국(1천678명) 싱가포르(1천450명) 미국(1천180명) 호주(1천4명) 순이었다.
러시아 관광객은 886명으로 1천명도 채 되지 않았다.
2월엔 하루 평균 630명 수준이었지만, 3월 들어서는 약 300명으로 반 토막이 난 셈이다.
타이PBS 방송도 러시아 관광객들은 3~4월 푸껫과 끄라비, 꼬사무이 등 태국 해변 휴양지들을 3∼4주 방문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무격리 프로그램을 통해 하루 평균 700명가량 들어오던 러시아인들이 이달 들어서는 400명 이하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방송은 유명 휴양지인 푸껫과 끄라비의 호텔 및 리조트들이 러시아 관광객들의 신용카드를 받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로 국제사회가 러시아 주요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푸껫의 한 호텔 관계자는 방송에 이에 따라 러시아 관광객들이 한 예약의 15%가량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끄라비주 피피섬의 한 리조트 관계자는 자신들은 러시아 관광객들로부터 현금만 받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와 유사한 상황이 방콕을 비롯해 다른 주의 호텔 등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태국 정부 및 관광업계는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태국 관광산업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아누틴 찬위라꾼 부총리 겸 보건장관은 지난달 말 러시아 관광객들이 계속해서 태국으로 올 것으로는 예상하지만, 루블화 약세가 관광객들의 씀씀이를 제한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리파꼰 치우사뭇 태국관광청(TAT) 마케팅 담당 부청장도 많은 항공사가 항로를 변경하거나 항공편을 취소해야 해서 여행객들이 태국행 취소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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