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에서 질문 나와야 각 후보 진심 파악할 수 있어"
'유력 후보' 마르코스 겨냥해 "토론 피하면 나라 이끌 자격 없어"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필리핀 대선 후보인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이 선거관리원회가 주최하는 후보 토론회에서 나올 질의 내용을 사전에 알려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7일 일간 필리핀 스타에 따르면 파키아오는 선관위는 이달 중 열릴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제기될 질문을 각 후보에게 미리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전날 밝혔다.
그는 선관위가 질의 내용을 사전에 알려준다면 후보들이 미리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진심을 파악하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토론회 도중 즉석에서 질문이 나와야 각 후보의 실체를 알릴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파키아오는 이와 함께 "토론회에서 나올 질의 내용을 알려달라고 요청하거나 토론을 피하는 후보는 나라를 이끌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사전에 질의 내용을 알려달라고 부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키아오의 이 같은 발언은 다른 대선 후보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독재자인 선친의 이름을 물려받은 마르코스는 '편향성' 등을 이유로 CNN필리핀의 대선 후보 토론회와 현지 방송사인 GMA의 인터뷰에 참여하지 않았다.
또 선관위가 주최하는 토론회의 이슈와 시간제한, 반론 제기 방식, 사회자 등을 미리 파악해 사전에 대처하도록 측근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코스는 현재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된다.
그는 펄스 아시아가 지난 1월 9일부터 24일까지 2천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후보 여론 조사에서 60%의 지지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대립해온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은 16%로 2위를 기록했다.
반면 파키아오는 지지율이 8%에 그치면서 프란시스코 도마고소 마닐라 시장과 동률을 보였다.
필리핀은 올해 5월 9일 선거를 통해 대통령과 부통령을 따로 선출한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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