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원 오른 1,227.1원 마감…전문가 "1,250원까지 오를 수도"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우크라이나발 시장의 공포심리 확산에 7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달러당 1,220원을 넘어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2.9원 급등한 1,227.1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 1,220원대로 올라선 것은 2020년 6월 2일(1,225.4원)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이날 환율은 4.8원 오른 1,219.0원에 출발했다. 개장 직후 1,220원대로 올라서며 오전 중 상승 흐름을 지속했으나 1,220원대 중후반에서 추가 상승이 제약됐다.
달러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극도의 위험회피 심리와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내는 모습이다.
지난 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 원전을 점령한 가운데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극심해졌다.
전황 악화와 러시아에 대한 제재 여파로 지리적으로 인접한 유럽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란 예상에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달러 강세에 더욱 힘을 실었다.
국제유가 급등도 시장 불안심리를 가중했다. 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130.4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2008년 7월 이후 1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6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 중 하나로 유럽 동맹국들과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를 논의 중이라고 밝힌 게 유가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투자 심리 악화에 따른 증시 부진도 원/달러 환율 상승을 더욱 자극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9% 급락한 2,651.31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천821억원을 순매도해 9천599억원을 순매도한 기관과 함께 지수를 끌어내렸다.
다만,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 경계감은 달러당 1,220원대 중후반에서 추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 됐다.
환율이 달러당 1,230원선에 근접해가면서 수출업체의 달러화 매도(네고) 물량이 나온 것도 환율의 추가 상승 동력을 꺾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로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따라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 원화 약세 압력이 불가피하다"며 이달 중 원/달러 환율이 1,250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오후 3시 30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067.46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1,051.03원)에서 16.43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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