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새 법안 서명…'합의 가능 연령' 12살에서 상향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필리핀이 미성년자를 성폭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성관계 합의가 가능한 연령을 16세로 상향 조정했다.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의 법안에 이날 서명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에 따르면 현재 필리핀에서 법적으로 성관계 합의가 가능한 연령은 12세다.
전세계에서 가장 적은 나이에 합법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곳은 나이지리아로 만 11세만 되면 상호 합의하에 성관계가 가능하다.
이처럼 필리핀은 성관계 합의가 가능한 연령이 너무 낮아서 어린이들이 성범죄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유엔아동기금과 현지 비정부기구인 여성자원센터가 지난 2015년 실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폭행 피해자 10명당 7명이 어린이들이었다.
또 만 13∼17세 응답자 5명 중 1명꼴로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법이 시행되면 16세 미만과 성관계를 할 경우 법률상 강간을 저지른 것으로 간주된다.
다만 연령 차이가 3살 이하이며 성관계가 합의하에 가학적이지 않게 이뤄졌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13세 미만과 성관계를 했을 경우 무조건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필리핀 시민을 위한 변호사협회'의 조살리 데인라 대변인은 "어린 소녀들이 성폭행과 성적 학대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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