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거부…전투기 지원은 검토
'푸틴에 대한 굴복' 비판도…젤렌스키, 비행금지구역 설정 거듭 요구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우크라이나 민간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공중 폭격이 증가하고, 민간인 피해가 늘면서 서방이 더 직접적인 인명 구조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도 커지고 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여전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공표를 거부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전날 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다는 것은 이를 침공한 러시아 비행기를 우리가 격추해야 한다는 의미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분명히 하고 있는 한 가지는 미국과 러시아가 직접 충돌하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가 하려는 것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끝내는 것이지 더 큰 전쟁을 시작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의회 역시 행정부 생각을 지지하는 편이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조니 에른스트 의원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러시아와 직접 교전하게 되면 나토 회원국을 모두 끌어들이게 되는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에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을 공격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이 비행금지구역 공표에 대해 너무 일찍 선을 그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안심하고 더 잔혹한 행위를 할 수 있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은 NBC방송에 출연해 "푸틴에게 신호를 보내면 안 된다"며 "아무것도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의 공화당 애덤 킨징어 의원은 비행금지구역 거부론자들이 푸틴 대통령에게 굴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푸틴을 두려워해 푸틴에게 더 힘을 실어줬다"며 "지금은 그와 그의 야만적인 잔혹함을 중단시킬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군사작전이 제한적인 우크라이나 서부에서 지금보다 강화된 인도주의적 항공 치안 임무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계속해서 비행금지구역 지정을 호소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ABC와의 화상 인터뷰에서도 미국과 서방을 향해 우크라이나 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전투기를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선출된 대통령인 만큼 우크라이나에 남겠다며 "우리는 버틸 것이며 그들이 우리의 모든 도시에 들이닥친다 해도 반란과 전쟁이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독립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따라 미국은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이 다룰 수 있는 러시아제 미그(MiG)-29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넘기고 폴란드에 F-16 전투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투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비행금지구역이 없는 상황에 맞게 젤렌스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공군력 증강 요청에 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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