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제재 여파에…'세계 물동량 80%' 바닷길 혼란 가중

입력 2022-03-08 16:12   수정 2022-03-08 16:29

[우크라 침공] 제재 여파에…'세계 물동량 80%' 바닷길 혼란 가중
서방 주요선사 러 항만 출입 중단…러 선박은 주요국 입항 금지
폐쇄된 우크라 항만엔 상선 140척 발묶여…우크라·러 선원들도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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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과 유럽이 제재에 나서면서 전 세계 물동량의 80%가 오가는 바닷길에서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선박들은 러시아 항구로의 입출항을 중단했고 우크라이나 항구는 닫혔다. 러시아 선사는 갈 곳을 잃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나라 선원들도 불안한 상황에 놓였다.

7일(현지시간) 미 매체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지난 1일 유조선 NS 챔피언호는 스코틀랜드 오크니 오일 터미널로 향하던 중 갑자기 난관에 봉착했다.
이 유조선은 다른 화물선처럼 라이베리아기를 달고 있었지만 지난달 24일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간 러시아 국영선사 소브콤플로트 소유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항해 중인 선박에는 제재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NS 챔피언호는 오크니 터미널에 기항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영국 정부가 즉시 러시아 선사에 대한 입항 금지를 발표하면서 원유를 운반도 못한 채 덴마크 스카겐항으로 선수를 돌려야 했다.
이마저 앞으로는 덴마크 항구에도 기항하지 못하게 된다. 유럽연합(EU)이 영국의 뒤를 이어 러시아 선사가 운영하는 선박의 입항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사태의 여파로 전 세계 물동량의 80%를 실어나르는 세계 해운업이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영국이 이미 러시아 국적 선사의 입항을 금지했고, EU도 같은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캐나다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대 선사인 스위스 메디터레이니언쉬핑(MSC)을 시작으로 덴마크 머스크와 프랑스 CMA CGA 등 세계 3대 선사는 러시아 항구의 입출항 중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사실상 세계 공급망에서 제외됐다. 중국 코스코와 같은 선사가 아니라면 상품을 보내거나 받을 수도 없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러시아 침공으로 항구를 닫은 탓에 상선 140척의 발이 묶였다.
포린폴리시는 전 세계 바다가 혼란에 빠진 배들로 가득 차 있는 모양새라고 현 상황을 요약했다. 특정 항구에 기항할 수 없어 화물을 인도할 수 없고 화물을 실을 수도 없는 탓이다.
문제는 배에 그치지 않는다. 선원들도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인 건 마찬가지이다.
가이 플래튼 국제해운회의소 사무총장은 "갑작스러운 위기로 선원들을 자국으로 돌려보내야 하는데, 어디로 보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인은 앞으로 배를 타기 어렵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고, 러시아 선원들은 제재 상황에서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불안해 하고 있다.
국제해운회의소에 따르면 전 세계 선원 가운데 러시아인들은 10% 이상에 달하고, 우크라이나인은 4%에 이른다.
플래튼 사무총장은 "러시아 국적이 아닌 배에도 러시아 선원들이 많이 타고 있다"며 "선사들은 급여를 어떻게 지급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00개 선박을 보유한 메이저 선사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선원들을 대부분 고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누군가는 서로를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겠지만, 배 위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taejong7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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