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윤영숙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는 미국과 영국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에 국제 유가가 폭등한 영향으로 하락했다.
8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4.74포인트(0.56%) 하락한 32,632.64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0.39포인트(0.72%) 떨어진 4,170.70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5.41포인트(0.28%) 밀린 12,795.55로 거래를 마감했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는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국제 유가는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120달러를 돌파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장중 8.4% 오른 배럴당 129.44달러까지 올랐다. 브렌트유 가격은 한때 8% 상승한 배럴당 133.13달러까지 치솟았다.
리스타드 에너지는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조치에 유럽연합(EU)은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러시아는 서방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면 유가가 배럴당 3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173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7월 기록한 이전 최고치인 4.114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는 가운데 유가를 비롯해 천연가스 니켈, 팔라듐, 심지어 밀 등 곡물 가격까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최고 1.87% 수준까지 올랐다. 이는 전날 기록한 1.77% 수준에서 또다시 상승한 것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장기 금리는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장중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대화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을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주가가 급반등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ABC와의 인터뷰에서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나서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냉정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동맹은 논란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며, 러시아와 대립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라며 나토 가입을 언급하며 "무릎을 꿇고 어떤 것을 구걸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업종별로 필수소비재, 헬스, 유틸리티 관련주가 1% 이상 하락하고, 에너지, 임의소비재 관련주는 상승했다.
소형주를 모아 둔 러셀2000지수는 0.60% 상승한 1,963.01을 기록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프린서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시마 샤 수석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여전히 안전자산 거래가 있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이를) 압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코너스톤 웰스에 클리프 호지 수석 투자책임자는 CNBC에 "우크라이나 상황이 개선될 기미는 없어 보이며, 워싱턴에서 나오는 발언은 더 강경해졌다"라며 "최종 바닥이 어디인지 알 수 없지만, 위험-보상 관점에서 볼 때 시장은 매우 합리적인 수준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글로벌엑스의 미셸 클루버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ABC 인터뷰를 언급하며 "이는 시각에 상당한 변화"라며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희망을 낳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시장은 실질적인 긴장 완화 신호가 나타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올해 3월 연준이 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성은 95.9%에 달했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4.1%, 50bp 인상 가능성은 0%로 나타났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32포인트(3.62%) 하락한 35.13을 기록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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