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보수정권에 더 편안함 느낄 수도"…"대북정책서 중국 활용해야"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변덕근 특파원 =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9일(현지시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과 관련,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 등과 관련된 미국의 당면 현안에 대한 한국과의 정책 조율 심화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상대적으로 북한에 강한 목소리를 내온 윤 당선인의 대북 정책에도 관심을 보였다.
조지프 디트라니 전 국무부 대북담당 특사는 연합뉴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초점은 미국과의 긴밀한 동맹 관계 유지에 있어야 한다"며 "북한과 긴장이 지속되는 등 중요한 역내 안보 상황은 한미동맹을 한반도와 역내 안보 체계의 중요한 부분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설레스트 애링턴 조지워싱턴대 정치과학·국제문제 부교수는 "윤 당선인은 선거 운동 과정에서 일본과의 화해 추진, 한미일 3국 관계 강화를 포함해 한미동맹 강화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미관계 개선이 양국의 이익은 물론 동맹을 위해서도 이로운 일"이라며 "한미동맹간 유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확대, 중국과 러시아 등 정책 조율을 통해 깊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 담당 국장은 한미 관계는 철통 같다면서 보수정권이 권력을 잡았다는 이유로 관계가 극적으로 변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 전문가는 윤 당선인이 북한 비핵화 등 대북 문제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목소리를 낼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였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소한 북한에 관한 한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보수 쪽에 대해 진보 쪽보다는 훨씬 더 편안함을 느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윤 당선인은 더욱 대담하고 군사력에 초점을 맞춘 굳건한 동맹을 원하는 이들에게 하늘이 보낸 선물"이라며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는 북한을 억지하기 위해 외교보다는 강력한 힘에 좀 더 초점을 맞출 것이다. 이는 우리가 처한 시점에서 볼 때 합당하다"고 말했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북한이 먼저 비핵화를 하고 한미가 제재를 해제하는 '리비아식 모델'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선별적으로 제제를 완화하는 행동 대 행동 접근법을 제안했다.
애링턴 부교수는 "윤 당선인은 선거운동 때 북한 입장에서 적대적이거나 도발적인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다양한 발언을 했다"며 "전통적으로 남북관계는 보수적인 정부에서 악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2019년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도 남북관계가 좋은 것은 전혀 아니었다"며 "지금의 교착 상태에 대해 윤 당선인에게 책임을 묻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중 갈등 고조 속에 중국 문제가 한미 동맹의 시험대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해 중국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한국 입장에서 주된 무역 파트너인 중국과의 관계는 중요할 것이라면서 "이것이 한미 동맹에 반드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협상 복귀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북한에 대한 지렛대를 활용하도록 한미가 확신시키길 희망한다며 이를 위해 북한에 안전 보장, 제재 해제, 북미 관계 정상화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보수 정부의 청와대는 중국에 좀 더 강한 어조로 접근할 것이라면서도 "한국이 일종의 반중 동맹에 합류하기에는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가 너무 소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문제에서 한국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한국이 많이 듣되 거의 행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구심이 있다"고 밝혔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한일 관계에 대해 양국 관계가 개선되길 희망한다면서 "양국이 중요한 양자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더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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