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들, 마스크 안 쓰려 해…승차 거부한 운전사들 업무 정지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되면서 차량호출 서비스인 우버·리프트 운전사들이 승객들과 마스크 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버·리프트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에 따라 여전히 승객들에게 차를 탈 때 마스크를 쓰라고 요구하고 있다. 운전사들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 그러나 운전사들은 주(州)·지방 정부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폐지하면서 이를 시행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말하고 있다.
때로는 마스크 착용을 놓고 운전사와 승객 간에 충돌이 빚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뉴욕시의 차량호출 운전사 안와르 말릭은 "(이 일이) 더 이상 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에 대한 우려, 범죄 증가, 인플레이션 등으로 몇 달간 일을 쉬다가 이달 초 다시 승객들을 실어나르기 시작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쓰기를 주저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일부 운전사들은 승객에게 계속 마스크를 쓰라고 요구하다가 업무정지를 당했다고도 밝히고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이유를 공개하지 않아 업무 정지의 정확한 사유는 파악하기 어렵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우버 운전사 설레먼 브라운은 최근 마스크를 안 쓴 승객의 승차를 거부했고 이를 회사에도 보고했다. 회사는 승객에게 규정 위반 사실을 통지하겠다고 브라운에게 밝혔다.
그러나 그날 그는 업무정지를 통보받았다. 브라운은 "쓰여 있기에는 좋아 보인다. '마스크 없이는 탑승 못함'이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 이를 강행하면 승객이 허위로 제기한 내 잘못된 행동을 이유로 나를 해고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우버 일을 관뒀다.
이런 가운데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휘발유값까지 급등하면서 많은 우버·리프트 운전사들이 일터로 복귀하기를 단념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많은 우버·리프트 운전사는 음식배달이나 다른 일자리로 옮겨갔다. 차량 공유 일이 감염 우려를 낳는 데다 각종 변이의 출현으로 수입이 들쭉날쭉했기 때문이다.
이는 노동 시장 전반의 인력 부족으로 1년 가까이 이어진 직원 부족 사태를 해소해보려는 우버·리프트에는 악재인 셈이다.
우버나 리프트는 공식적으로는 운전사를 전폭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우버 대변인은 "'마스크 없이는 탑승 못함'이라는 우리 규정을 반복적으로 어기는 승객이나 운전사는 우버에 대한 접근권을 잃을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프트 대변인도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게 만드는 어떤 승차도 거부하는 운전사들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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