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발사 MRBM, 실제로는 신형ICBM…완전한 사거리로 발사 안해
"北, 시험발사 성격 숨기려 했다…완전한 발사 앞두고 성능시험"
러의 우크라침공 때처럼 정보 공개…"국제사회 단일 목소리 내야"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고위 당국자는 10일(현지시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성능 시험발사를 공개한 이유에 대해 전략적 위험 완화를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날 북한이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시험 발사한 준중거리(MRBM)탄도미사일 2발이 사실은 MRBM이 아니라 신형 ICBM을 발사한 것으로 최대 사거리로 발사하지 않은 채 신형 ICBM 시스템의 여러 요소를 시험하려는 의도로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 결과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과거 미사일 시험의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 긴장을 고조시킨 것과 달리 이번에는 시험발사의 성격을 숨기려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미국이 관련 정보를 공개한 이유에 대해 전략적 위험 완화를 우선시했고, 국제사회가 북한의 추가적 무기 개발에 반대하는 데 있어 단일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 의도와 각종 위장작전을 미리 공개해버림으로써 러시아의 공격을 단념시키도록 시도하고 동시에 국제사회의 러시아 대응에서 단일대오를 형성하려 한 장면과 겹친다.
다음은 이 고위당국자와 일문일답.
-- 북한의 이번 시험이 ICBM 시스템의 요소를 시험하려는 의도라고 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 우리의 평가는 (북한 발사체가) ICBM이 가능한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시험 자체는 거리상 ICBM의 사거리를 보여주지는 않았다.
--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지난 7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탄도미사일 방어(BMD) 대비태세를 상향하는 지시를 내렸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점 등) 여러 가지 분명한 이유 때문에 우리가 취한 조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한다.
-- 북한이 최근 발사한 미사일의 실제 최대 사거리는 어느 정도로 평가하느냐. 미국 본토도 타격할 능력이 있나.
▲ 평가의 기초가 되는 시험은 두 번뿐이었다. 현시점에 (북한이 시험발사한)이 신형 ICBM 시스템의 사거리에 대한 평가를 제공할 게 없다. 가용한 추가 자료가 있고 공개키로 한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재무부가 11일 북한에 대해 구체적인 제재를 가할 예정인데, 어느 부문을 겨냥한 것이냐.
▲ (우리의 설명이) 조처에 앞서 가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미리 알려주면 잠재적 대상자들이 대비하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한국은 북한의 발사 얼마 후에 일정한 정보를 제공했는데, 미국의 평가도 똑같은가.
▲ 한국은 우리가 한 것처럼 그 시점에 무엇인가를 말했다. 이제 우리는 정보를 근본적으로 업데이트해 대중에 제공하고 있다. 한국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북한 미사일의 기술적 차원과 관련해선 내가 앞서 언급한 것 이상으로 제공할 것이 없다.
--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는 미사일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진입하는 기동식 재진입체가 포함됐다는 보도도 있다.
▲ 그 보도를 본 적이 없다. 이 시스템의 기술적 차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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