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게바라 체포 후 총살한 마리오 테란 80세로 사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쿠바 혁명의 아이콘 체 게바라(1928∼1967)를 사살한 볼리비아 군인이 8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AP·AFP통신은 퇴역 군인인 마리오 테란 살라사르가 볼리비아 동부 산타크루스의 군 병원에서 숨졌다고 고인의 지인 등을 인용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67년 당시 체 게바라 체포 작전을 이끈 가리 프라도는 테란이 오래 투병해 왔다고 전했다.
본명이 에르네스토 게바라인 체 게바라는 아르헨티나 태생으로, 의대생 시절 친구와 오토바이로 남미 대륙을 여행하면서 남미의 처참한 현실을 목격한 후 혁명가가 됐다.
특히 쿠바에서 피델 카스트로와 손잡고 1959년 공산주의 혁명을 성공시키며 혁명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1965년 쿠바를 떠나 아프리카에서도 혁명을 도모했던 게바라는 성공을 거두지 못한 채 1966년 남미 볼리비아로 갔다가 이듬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지원을 받은 볼리비아군에 체포됐다.
레네 바리엔토스 당시 볼리비아 대통령은 곧바로 게바라의 처형을 명령했다.
처형 명령에 따라 체포 다음 날인 1967년 10월 9일 39살의 게바라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 것이 바로 테란이다.
당시 병장이었던 테란이 처형자로 결정된 경위에 대해서는 자원했다는 설과 상관에 의해 지명됐다는 설이 엇갈린다.
테란은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내 생애 최악의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한 바 있다.
그는 "그 순간 체 (게바라)가 매우 거대하게 보였다. 눈이 강렬하게 빛났다. 그가 내 위에 있는 것 같았고 나를 뚫어지게 본 순간 어지러움을 느꼈다"며 "그가 나에게 '진정하고 잘 조준하시오. 당신이 사람을 죽일 것이오'라고 했다. 한발 물러서 눈을 감고 총을 쐈다"고 말했다.
테란은 군에서 30년간 복무한 후 준위로 조용히 제대했다.
언론 노출을 피해온 그는 자신이 게바라를 처형한 사람임을 부인한 적도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