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필리핀 두테르테 "미 참전시 군용 시설 제공"

입력 2022-03-11 10:16  

[우크라 침공] 필리핀 두테르테 "미 참전시 군용 시설 제공"
최근 회의 석상에서 "상호 방위조약에 따라 동맹국 적극 지원해야"
주미 필리핀 대사 "미군 기지였던 클라크·수빅 포함될 듯"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필리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미국이 참전할 경우 군용 시설을 제공하는 등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11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호세 마뉴엘 로무알데즈 주미 필리핀 대사는 전날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최근 회의 석상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세계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우려를 표하면서 러시아의 침공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돼 미국이 참전한다면 지난 1951년 체결된 상호 방위조약에 의거해 군용 시설을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회의 참석자들에게 말했다.
두테르테는 미군에 사용을 허가할 시설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 로무알데즈 대사는 "미군이 예전에 공군과 해군 기지로 사용했던 마닐라 북서쪽의 클라크와 수빅의 항만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주에 미 정부의 안보 담당 관료들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 대사들이 워싱턴에서 만나 미국의 대 러시아 경제 제재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크라이나 정부도 필리핀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을 상대로 러시아와의 사업을 중단하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앞서 필리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의 유엔 결의안에 찬성했다.
유엔은 지난 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긴급특별총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결의안이 찬성 141표, 반대 5표, 기권 35표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한편 로무알데즈 대사는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열릴 예정인 아세안 회원국 지도자들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 회의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회의 기간에 두테르테 대통령이 생일을 맞는데다가 차기 대통령을 뽑는 선거 유세가 한창 진행중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bum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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