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교전 중 누출 위험이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각지 보건 연구기관 내 고위험 병원체를 폐기하라고 권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질병 확산 통제 전문가들은 최근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향한 러시아군의 폭격 탓에 이런 연구기관 내 실험실에 있던 세균, 바이러스 등이 누출돼 지역사회에 퍼질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다른 국가처럼 우크라이나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포함해 여러 인수 감염병 확산 등에 대처할 목적으로 설립된 이런 연구기관들이 곳곳에 있다. 이 기관들은 미국, 유럽연합(EU), WHO의 지원을 받아왔다.
전시 이런 기관의 운영 방침에 대한 로이터 질의에 WHO는 "수년 간 해당 기관들과 협력해 병원체가 밖으로 퍼지는 일을 막기 위해 협력 중이었다"면서 "이런 작업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 보건부와 유관 기관에 고위험 병원체를 폐기할 것을 강하게 권고한다"고 답했다.
이어 "모든 (전쟁) 당사자들이 병원체를 안전하게 처분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필요하면 기술 원조를 위한 연락도 이뤄져야 한다"고 독려했다.
WHO는 이외 이런 권고를 언제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했는지, 누출이 우려되는 병원체 종류 등 세부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당국과 주워싱턴 주재 대사관도 이와 관련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최근 우크라이나 내 생물학 연구소는 전쟁 당사자 간 '선전전'의 주제로 떠올랐다.
지난 9일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페스트, 콜레라, 탄저병 등 병명을 언급하며 미국이 우크라이나 내 실험실에서 이런 생물 무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는 문서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런 주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사전에 계획된, 명분 없는 공격을 정당화하려는 명백한 술책"이라고 반박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WHO의 답변에는 생화학 무기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러시아의 요청에 따라 러시아가 주장한 우크라이나의 생화학 무기 개발설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가 11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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