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송금·결제 문제 나타나…재외공관 신속 해외송금제도 활용 방안"
제16차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TF 회의 개최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정부가 에너지 수급 상황에 따라 필요하면 긴급수급조정 등 안정화 조치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11일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제16차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부문별 동향과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차관은 "예정된 에너지 도입이 차질 없이 이뤄지면서 국내 수급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라면서도 "국제가격 상승에 따른 국민과 기업의 부담 가중이 우려되는 가운데 주요국의 러시아산 도입 축소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에너지 시장 교란 발생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석탄 수입을 금지하기로 한 데 따른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차관은 "에너지 수급 차질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체 물량 도입, 수요 관리, 국제 공조 등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면서 "전·후방 공급망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시장 상황을 고려해 필요하면 매점매석 금지, 합동 단속반 운영, 긴급수급 조정조치 등 안정화 조치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긴급수급조정조치는 내우외환, 천재지변, 긴급한 재정ㆍ경제상의 위기 등으로 물가가 급격히 오르고 물품 공급이 부족해 국민 생활의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을 때 정부가 관련 사업자에게 해당 물품의 생산·판매·수출입 등에 관한 사항을 지시하는 것이다.
정부는 마스크와 요소수 대란이 일어났을 때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피해 기업을 위해 마련한 2조원 규모의 긴급금융지원 프로그램 등 자금·세정 지원을 벨라루스 관련 수출입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한 벨라루스에 대해 전략물자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차관은 "수출 물류 분야 애로가 가시화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항만 입항 통제에 따른 수출 화물 반송·포기 사례가 발생한 가운데 러시아행 선박·항공 화물 운송편도 축소되고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일부 구간 운송 중단 등으로 현지 기업 부품 조달 애로, 공장 가동 차질 등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러 금융제재와 러시아의 맞대응 조치 등에 더해 일부 글로벌 송금 중개기관의 거래 회피, 러시아 수입업체의 지급여력 저하 등 거래 상대방 리스크가 증가함에 따라 우려했던 결제 지연, 거래 위축 등이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러시아 현지 교민·유학생 등에게 유학경비·생활비를 송금하는 것은 제재 대상 금융기관을 경유하지 않으면 가능하지만, 루블화 환율 불안에 따른 대(對)러 거래 위축, 글로벌 송금업체의 서비스 중단 등으로 거래가 지연·거부되는 사례가 많다.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주재원 급여 등을 송금하는 것은 대러 제재에 대한 러시아의 상응 조치 때문에 제재 대상 금융기관인지와 무관하게 제한되고 있다.
정부는 대러 제재 국제공조를 적극적으로 이행하는 범위 내에서 러시아 관련 수출입 대금 결제, 송·수금 등의 차질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차관은 "외교부가 운영 중인 재외공관 신속 해외송금 제도를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러시아로의 송금 차질을 최소화하겠다"며 "주재원 급여 송금 등과 관련한 애로 사항도 국내 기업의 현지법인 등과 지속해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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