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발사에 관련국 입장 다르다…제재는 대립만 격화"

입력 2022-03-11 17:37   수정 2022-03-11 18:49

中 "北발사에 관련국 입장 다르다…제재는 대립만 격화"
한미 "북, 신형ICBM 성능시험 발사" 판단에 이견
미중갈등 심화 속 北옹호 기조…ICBM 발사시 제재동의 미지수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 정부는 11일 한미가 북한의 최근 두 차례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최대 사거리 발사'를 앞둔 성능시험의 일환으로 평가한 것과 관련 "유관 당사국의 입장이 다르다"며 대북제재 강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은 이날 공개된 한미의 평가와 미국의 추가 대북 제재 계획에 대한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최근 북한의 두 차례 발사 활동의 성격에 대해 유관 당사국들의 입장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으며, 북한 측도 이미 관련 소식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고 말했다.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이라는 북한의 입장을 거론한 것이다.
이어 외교부는 "제재는 문제 해결의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라 대립만 격화시킬 뿐"이라며 미국발 추가 제재 움직임에 반대했다.
그러면서 "관련 모든 당사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방향을 견지하고 서로의 우려 사항을 균형 있게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책을 모색하는 데에 함께 힘을 기울이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대국을 잘 수호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 계기에 최초 공개하고 개발 중인 신형 ICBM 체계와 관련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동시에 발표했다.

한미는 특히 "향후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가장한 해당 미사일의 최대사거리 시험 발사를 앞두고 관련 성능을 시험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은 미 본토와 동맹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며 재무부가 11일(현지시간) 북한의 금지된 무기 프로그램 진전에 필요한 해외의 품목과 기술 접근을 막기 위해 새로운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국 정부가 이 같은 입장을 밝힘에 따라 북한이 실제로 ICBM 시험발사에 나서더라도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 제재 강화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안보리 차원의 어떤 대북 제재 결의안도 통과될 수 없다.
중국은 2017년 북한의 ICBM 시험발사 후 안보리 협의 때 미국이 최초 제기한 제재의 수준을 낮추긴 했지만 제재를 하는 데는 동의했고, 그에 따라 대북 유류 수출에 제약을 가하는 고강도 안보리 제재 결의가 채택됐다.
최근 미중 전략경쟁 심화 속에 중국은 북핵 문제와 관련한 북한의 입장을 철저히 두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7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문제의 '뿌리'는 북한이 직면한 외부의 안보 위협이 장기간 해소되지 않고,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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