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소자들, 탄산음료와 섞어 '밀주' 만들어…1명 눈 멀고, 31명은 복통·구토
교정당국 "원래 알콜 성분 비치 안하지만 코로나 때문에…액체비누 대체"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의 한 교도소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비치한 알코올 손소독제로 재소자들이 술을 만들어 마시다가 사망자가 발생했다.
11일 타이PBS 방송에 따르면 동북부 농부아람푸 주(州) 내 한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이 알코올 손소독제를 엉뚱한 목적에 사용했다가, 이 중 1명이 숨지고 다른 1명은 시력을 상실했다.
방송은 정확한 사건 발생 시점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교정 당국 조사 결과,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교도소 내에 비치한 알코올 손소독제를 이용해 재소자들이 술을 몰래 만들어 먹다 생긴 사건이었다.
일부 재소자가 손소독제를 훔친 뒤 비닐봉지에 보관해 뒀다가, 탄산음료와 섞어 술처럼 만들어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알코올 손소독제 술'을 많이 마시지 않은 재소자들은 복통이나 구토 증세 그리고 어지럼증 등에 그쳤지만, 많은 양을 마신 이들은 병원으로 실려갔고 결국 이 중 한 명은 목숨을 잃었고 다른 한 명은 눈이 멀었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교정당국 관계자는 보통은 모든 형태의 알코올은 교도소 내에서 금지되지만 코로나19 사태 와중에서 규정이 완화돼 알코올을 기반으로 한 손 소독제가 교도소 내에 허용됐는데, 일부 재소자가 이를 악용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 사건 이후 전국 교도소에 알코올 손 소독제를 액체비누로 대체하라고 지시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콩나물시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용 공간에 비해 재소자가 매우 많은 태국의 교도소에서는 지난해 5월까지 1만1천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면서 코로나 확산의 '온상'이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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