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원장 "러시아 더욱 고립시키겠다"…WTO 최혜국 우대 특혜 박탈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겨냥한 네 번째 제재 방안을 공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배포한 성명에서 "내일(12일) 러시아를 더욱 고립시키고 야만적인 전쟁에 투입하는 자원을 고갈시키기 위한 4차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미국 등 주요 7개국(G7)과 조율해서 나온 이번 제재는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러시아의 최혜국 우대 지위를 박탈해 EU가 러시아 상품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에서 러시아의 회원 자격을 정지시키기로 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러시아가 세계 경제 체제의 일원으로 이익을 보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U는 아울러 러시아산 철과 철강 부문 수입을 막고, 러시아 고위층에 타격을 주기 위해 유럽산 명품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파리 외곽 베르사유궁에서 EU 비공식 정상회의가 끝나고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각종 제재가 러시아의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루블화가 유로화보다 50% 이상 손해를 보면서 자유낙하 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러시아에서 금리가 치솟고 물가가 오르고 있으며, 신용평가 회사들은 러시아 채권을 정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U 정상들은 이틀간 열린 이번 회의에서 러시아와 러시아의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의 모든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내쫓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EU는 미국처럼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석탄 수입을 금지하지는 않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EU 이사회 의장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그 어떤 것도 금지되지 않고, 금기시하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를 막기 위해 효과적이라고 생각되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다짐했고,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도 러시아를 겨냥한 제재는 "훨씬 더 무거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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