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우크라이나에 미국의 생화학무기 개발 실험실이 있다는 러시아의 일방적 주장에 동조하며 노골적으로 힘 실어주기에 나섰다.
13일 중국 중앙(CC)TV에 따르면 장쥔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1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중국은 생화학 무기를 포함한 모든 대량살상 무기 전면 금지와 철저한 폐기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상황에서도 생화학 무기를 연구개발·보유·사용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하고 재고 생화학 무기를 소각하지 않은 국가는 가능한 한 빨리 소각해야 한다"며 "생물무기금지협약의 취지와 목표를 반드시 엄격하게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사는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의 생화학 무기 실험실을 발견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 준 것이다.
장 대사는 그러면서 "중국은 러시아가 발표한 문건에 주목하고 있다"며 "관련 국가는 생물무기금지협약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전면적으로 해명하며 다자간 조사를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고 미국을 압박했다.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와 미국은 생화학무기 문제를 놓고 거친 설전을 벌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미국과 연계된 생화학무기 실험실이 있다는 주장을 반복했고, 미국은 러시아의 주장이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러시아가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12일 사설을 통해 "생물무기·핵무기·화학무기는 모두 대규모 살상 무기로, 생물무기를 사사로이 개발하려는 행위는 제때 확실히 조사해야 한다"며 "러시아의 폭로는 매우 구체적으로, 그 진실성에 대한 판단은 반드시 권위 있는 국제기구가 이끄는 조사팀이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것(러시아가 미국의 생물·화학무기 실험실을 발견했다는 주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충돌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양국 충돌에 대한 입장과 연결해서는 안 된다"며 "유럽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미국에 대한 강력한 여론 압박을 형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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