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화상회담 앞두고 양측 대표단 '긍정론' 표출
우크라 "러 건설적 대화"…러 "상당한 진전"
미 국무부 신중론 고수…"푸틴은 전쟁 계속 원해"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단이 화상 회담을 앞두고 그간 교착상태였던 협상에 진척이 있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드러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일원인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 영상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입장에 대해 더 민감해졌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휴전과 러시아군의 완전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돌랴크 고문은 그러면서 "러시아가 건설적으로 대화하기 시작했다"며 "말 그대로 며칠 안에 다소 구체적인 결과에 이를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의 입장에 변화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협상단은 서로 최후통첩을 교환하기보다 구체적 사안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대표단 소속인 레오니드 슬러츠키 러시아 국가두마(연방의회 하원) 외교위원장도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고 인정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전했다.
그는 러시아 RT아라빅TV와의 인터뷰에서 "협상 초기와 오늘날을 놓고 양측 대표단의 입장을 비교해보면 상당한 진전이 있다"며 "개인적인 기대로는 이 진전이 며칠 안으로 양측의 통합된 입장과 서명된 문서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를 방문한 알렉산데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와 협상이 사실상 매일 이어지고 있다"며 "협상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고 보고받았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에 보다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셔먼 부장관은 러시아 외교관들이 종전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려는 의지를 보이기 시작했어도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전쟁을 계속하려는 생각이 있다고 경고했다.
양측 대표단이 전한 낙관론은 오는 14일 열리는 화상 회담을 앞두고 나왔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다비드 하라하미야 집권당 '국민의 종' 당대표는 양측 화상 회담은 14일 오전에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과 포돌랴크 고문도 14일 회담 사실을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그간 3차례 대면으로 협상테이블에 앉았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양측 대표단은 앞서 지난달 28일 벨라루스 남부 고멜주에서 1차 협상을 했고, 뒤이어 이달 3일과 7일 벨라루스 남서부 브레스트주의 벨라베슈 숲에서 2·3차 협상을 열었다.
그러나 주로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 개설에만 합의했을 뿐, 휴전이나 분쟁의 정치·외교적 해결 방안 등과 같은 군사·정치적 문제에 대해서는 진전을 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양측은 세 차례의 대면 협상 이후에도 화상 연결을 통해 대화를 이어왔다고 크렘린궁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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