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斜視), 정신 건강에 영향"

입력 2022-03-14 10:24  

"사시(斜視), 정신 건강에 영향"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두 눈이 바라보는 방향이 다른 사시(strabismus)가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시는 두 눈이 똑바로 정렬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어떤 물체를 주시할 때 한쪽 눈의 시선은 그 물체를 향해 있지만, 다른 눈은 그렇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의대 안과 전문의 스테이시 파인리스 박사 연구팀은 사시 아이들은 사시가 아닌 아이들에 비해 불안장애, 조울증, 우울증, 조현병 등 정신장애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UPI 통신과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12일 보도했다.
미국의 '옵텀랩스 의료정보 데이터베이스'(OptumLabs Data Warehouse)에 수록된 사시 아동 35만 2천636명과 사시가 아닌 아이들 1천165만2천553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아이들은 18세 미만, 평균 연령은 8세였다.
사시 아이들은 눈이 안쪽으로 몰리는 내사시(esotropia)가 18만 4천5명, 눈이 바깥쪽으로 가는 외사시(exotropia)가 16만3천439명, 눈이 위로 올라가는 상사시(hypertropia)가 4만3천987명이었다.
사시 아이들은 자라면서 정신장애 진단율이 불안장애 12%, 우울증 8%, 조울증 1% 남짓, 조현병 1% 미만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사시가 아닌 아이들은 불안장애가 6%, 우울증 6%, 조현병과 조울증이 1% 미만이었다.
전체적으로 사시 아이들은 사시가 아닌 아이들보다 불안장애 발생률이 2배, 조현병이 83%, 조울증이 64%, 우울증이 61% 높았다.
이러한 정신장애와의 연관성은 내사시, 외사시, 상사시 등 사시의 형태와 무관하게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사시 아이들은 시력장애로 사회적 고립 등 생활의 제약으로 삶의 질이 낮은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불안장애, 우울증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결과는 만성 사시 아이들은 자라면서 정신 건강에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지를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불안장애는 다양한 형태의 비정상적이고 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일상생활에 장애를 가져오는 정신질환을 통칭한다. 불안한 느낌이 과도하게 그리고 광범위하게 나타나며 가슴 두근거림(심계항진), 호흡곤란, 근육경직, 두통 등 다양한 신체 증상이 동반된다. 공황장애, 강박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등이 포함된다.
조현병은 환각, 망상, 환영, 혼란, 기이한 행동이 나타나며 이로 인해 사회활동과 가족관계가 악화하는 대표적인 정신질환이다. 유병률은 세계인구의 0.5%, 남성에게 잘 나타난다.
조울증은 기분이 상승한 상태인 조증(躁症)과 기분이 저조한 상태인 울증(鬱症)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정신장애다. 그래서 공식 명칭이 양극성 장애(bipolar disorder)다.
아이들의 2~3%에서 나타나는 사시는 근육이나 신경 손상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 안과학'(JAMA Ophthalm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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