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봉 시료관 안 가스 추출 시도…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활용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아폴로 17호가 달에서 가져온 암석·토양 시료의 '봉인'이 50년 만에 풀렸다.
이 시료는 달에서 가져온 2천196개의 월석·토양 시료 중 밀봉 상태로 보관해온 두 개 중 하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AFP통신에 따르면 '아폴로 차세대 시료분석 프로그램'(ANGSA) 과학자들이 휴스턴의 존슨 우주센터에서 '시료 73001'에 대한 밀봉 해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시료는 마지막 달 착륙선인 아폴로17호 우주비행사 유진 서넌과 해리슨 슈미트가 1972년 12월 '맑음의 바다'(Mare Serenitatis) 내 타우루스-리트로우 계곡의 사태 지역에서 파이프를 땅 속으로 박아 채취한 것이다.
이 파이프에는 길이 35㎝, 지름 4㎝의 원형 시료관 두 개가 삽입돼 지하의 암석과 토양 시료를 담았다. 위쪽 시료관(73002)은 뚜껑만 닫고 가져왔지만, 아래쪽 시료관은 현장에서 진공상태로 밀봉했으며 이를 다시 진공 보호관 안에 담아 실내 공기를 조절할 수 있는 존슨 센터 저장고에 보관해왔다.
이 시료들은 달에 착륙한 우주비행사 중 유일한 전문 지질학자인 슈미트가 채취에 참여한 것이라 특히 더 관심을 모았다.
NASA는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 1970년대 당시에는 가능하지 않았던 분석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진공 상태로 밀봉된 시료를 보관해 왔으며 달 복귀 계획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을 앞두고 밀봉을 해제했다.
현재 진공 상태로 겉을 싸고있던 보호관을 제거한 뒤 시료관에 구멍을 뚫고 가스를 채취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극저온에서 채취된 시료 73001 안에는 얼음이나 이산화탄소 등처럼 상온에서 증발하는 휘발성 물질(가스)이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가스는 극히 소량일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 몇 년간 급속히 발전해온 질량분석 기술을 활용해 정확히 종류를 가려낼 수 있다고 NASA는 밝혔다.
진공 보호관 안에서는 달의 가스가 검출되지 않았는데 이는 시료관의 밀봉 상태가 손상되지 않았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으로 설명됐다.
과학자들은 가스 추출이 완료된 뒤 시료관 안의 토양 및 암석 시료를 꺼내 분석할 계획이다.
NASA 과학임무 당당 토마스 주부큰 부국장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달 남극 인근에서 극저온 상태의 시료를 채취한 뒤 진공 상태로 밀봉해 지구로 가져올 것"이라면서 "이번 연구는 이런 시료를 수집해 수송하고 분석하며, 미래 세대의 과학자들을 위해 보관하는데 필요한 장비를 이해할 수 있는 흥미로운 학습 기회"라고 했다.
미국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통해 달에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 비행사를 착륙시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를 시작으로 인간의 달 상주화를 모색하고 화성 유인 탐사의 디딤돌로 활용할 계획이다.
당초 2024년까지 달에 유인 탐사선을 보낼 계획이었으나 준비 미흡으로 2025년으로 1년 늦춰진 상태며 더 늦어질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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