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ESG 위원회 활동 아직 미미…"분기당 회의 1회 미만"

입력 2022-03-15 05:45   수정 2022-03-15 11:54

대기업 ESG 위원회 활동 아직 미미…"분기당 회의 1회 미만"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중 88개사 작년 평균 2.9회 회의
SK㈜가 회의 12번으로 가장 활발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2020년 말부터 이사회 산하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를 속속 설치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 위원회 활동은 형식적인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공시 등을 토대로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 169개사의 지난해 이사회 구성과 활동 내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ESG 위원회 또는 지속가능경영위원회 등 관련 위원회(이하 통칭 ESG 위원회)를 설치한 기업은 88개(52%)였다.
ESG 위원회를 설치한 이들 88개사는 지난해 총 251차례의 회의를 개최했다. 기업별로 평균 2.9회, 분기별로는 1회 이하의 회의를 한 것이다.



251차례 회의에서 상정된 안건은 567건으로, 회의당 평균 2.2건이었다. 이 가운데 247건(43.6%)은 가결 안건이었고, 나머지 320건(56.4%)은 보고 또는 검토 논의 수준에 그쳤다고 리더스인덱스는 지적했다.
회의 안건을 분야별로 보면 지배구조(G) 관련이 73건(12.9%), 환경(E) 관련이 30건(5.3%), 사회(S) 관련이 25건(4.4%)이었다. ESG 전략 관련 안건은 49건(8.6%)이었다.
안건 중 약 70%인 370건은 투자·합병 등 일반 이사회에서 다뤄도 되는 경영 활동 관련 안건이었다고 리더스인덱스는 분석했다.
업종별 ESG 위원회 설치 현황을 보면 일반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생활용품, 은행, 유통 등의 업종에서 설치 비중이 높은 반면 에너지, 철강, 건설 등의 업종에서는 상대적으로 ESG 위원회 설치에 소극적이었다.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 3사는 모두 ESG 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회의 횟수나 ESG 직접 관련 안건에 있어서도 평균 이상의 비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 ESG 위원회 활동에 적극적인 업종은 은행으로,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 10개 중 제주은행[006220]과 우리종금[010050]을 제외한 8개가 ESG 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LG생활건강[051900], 아모레퍼시픽[090430] 등의 화장품 기업과 롯데쇼핑[023530], 신세계[004170], 이마트[139480], GS리테일[007070] 등 유통기업들도 80% 이상이 ESG 위원회를 설치해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ESG 위원회 설치 비중이 50% 미만인 업종은 조선 기계설비(46.7%), 증권(41.2%), 운송(33.3%), 철강(25.0%), 건설 및 건자재(9.1%) 등이었다.
지난해 ESG 위원회 회의를 가장 왕성하게 운영한 기업은 SK㈜로, 총 12번의 회의에서 41건의 안건을 가결 또는 보고했다.
그다음으로는 미래에셋생명(11회), 현대모비스(10회), 현대자동차(8회), SKC(7회), 기아자동차(6회), 효성(6회), 포스코·SK텔레콤·삼성물산(각 5회) 등의 순이었다.
10위권 내에 SK그룹과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각각 3개 포함됐다.
88개사의 ESG 위원회 위원은 총 371명으로 이중 사내이사는 84명, 사외이사는 287명이었다.
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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