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美, 中에 "러 지원 말라" 경고…미중 긴장으로 확전(종합2보)

입력 2022-03-15 10:51   수정 2022-03-15 11:38

[우크라 침공] 美, 中에 "러 지원 말라" 경고…미중 긴장으로 확전(종합2보)
미 당국자 "중, 러 지원 의향 신호" 속속 언급…"나토와도 공유"
한국도 전달받은 듯…中 실제 지원시 미국과 큰 갈등 겪을 듯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황철환 기자 =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할 의향이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중 긴장으로 확전될 조짐이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미국의 한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이런 정보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과 아시아의 몇몇 국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 정보가 외교 전문과 정보 당국자들에 의해 직접 전달됐다면서 중국이 이런 계획을 부인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이는 실제 상황이며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말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미 당국자는 러시아의 요청과 중국의 반응을 공개한 것은 정보 문제에 대해 훨씬 더 개방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허위 정보에 대응하려는 미 당국자들의 의도적 전략 중 일부라고 말했다.
해당 전문 등엔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려는 중국의 의향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모호하게 돼 있지만, 정보 당국자들이 대면 브리핑을 통해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다만 미국이 이 정보를 전달한 국가가 어느 나라인지, 러시아 지원 의향 신호를 보낸 시기가 언제인지는 보도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경우 미국 측으로부터 이런 정보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미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 장비와 지원을 요청했지만, 어떤 종류의 무기를 요청했고 중국의 반응이 어떤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미국이 보낸 외교전문의 내용에 밝은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중국에 지원을 요청한 품목에 지대공 미사일, 무인기, 정보 관련 장비, 장갑차, 보급·지원용 차량 등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CNN 방송은 장기보관이 가능한 전투식량(MRE)도 러시아의 요청 품목 중 하나라고 보도하면서 이는 러시아군의 전투태세가 미흡한 수준이었음을 방증하는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보급 문제로 진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각에선 식량이 부족해진 러시아군이 현지 식료품점을 약탈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서방 매체가 접촉한 당국자에 따르면 중국이 러시아의 요청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내용이 미국이 보낸 외교 전문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언급이 사실이라면 러시아의 요청을 받은 중국이 지원에 긍정적인 검토를 진행한다는 말이 된다.



중국이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지원한다면 미국 등 서방과 큰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3일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중국의 러시아 지원 가능성을 우려하고, 중국이 러시아의 제재 회피를 도우면 분명히 대가가 있을 것임을 중국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설리번 보좌관이 14일 로마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을 만나 "러시아의 침공 이후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지원과, 그런 지원이 (미국 및 전 세계 파트너와) 중국의 관계에 미칠 영향에 직접적이고 매우 명백히 우려한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지난주 러시아에 대한 수출 제한에 맞서는 중국 기업이 제품 생산에 필요한 미국산 장비와 소프트웨어로부터 차단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측의 이런 보도를 부인한다.
주미 중국대사관 류펑위 대변인은 전날 러시아의 중국 장비 요청 보도와 관련해 "나는 이에 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미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겨냥한 가짜 뉴스를 잇달아 유포하는 등 속셈이 매우 사악하다"면서 관련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에서 모든 목표를 완수하기 위한 충분한 군사적 자원이 있다면서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CNN이 접촉한 한 소식통은 중국이 서방을 도발할 소지가 상대적으로 낮은 전투식량 등 비살상 군용물자는 러시아에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소식통은 러시아의 군용물자 지원 요청에 어떻게 답할지와 관련해 중국 지도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경제에 미칠 여파 때문에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NN 기자와 만난 일부 당국자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나토가 다시 활성화하는 움직임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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