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원대 자산가 행세하며 거액 대출 시도…넷플릭스 드라마로 유명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유럽의 부유한 상속녀 행세를 하며 뉴욕 상류사회를 감쪽같이 속인 러시아계 독일인 안나 소로킨(31)이 14일(현지시간) 밤 독일로 추방됐다고 뉴욕타임스(NYT)와 뉴욕포스트가 보도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애나 만들기'의 실제 모델로 잘 알려진 소로킨은 전날 미국 뉴욕주의 한 교정시설에서 풀려나 같은 날 밤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에 탑승하기로 돼 있었다고 소식통들이 전날 밝혔다.
소로킨이 실제로 비행기에 탑승해 독일로 송환됐는지에 관해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은 공식 확인을 거부했다.
구금 기간 동안 소로킨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대신 운영한 친구 블레이크 커밍스는 전날 NYT에 "오늘 아침에 채팅을 했다"며 갑작스러운 송환 결정 사실을 전해 들었다면서 "소로킨은 이번 결정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소로킨은 독일 송환을 피하기 위해 ICE를 상대로 소송을 낸 바 있다.
모스크바 외곽에서 트럭 운전수의 딸로 태어나 15살 때 가족이 사는 독일로 이주한 소로킨은 2014년 뉴욕으로 건너와 자신을 6천만달러(약 747억원)의 재산을 가진 독일 상속녀 '아나 델비'로 소개하며 뉴욕 상류층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
지난 2017년 11월부터 2017년 8월까지 그는 공짜로 개인 전용기에 탑승하고, 거의 한 푼도 내지 않고 맨해튼의 여러 고급 호텔에 투숙하면서 무전취식한 것은 물론 은행들로부터 수만 달러를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 검찰은 소로킨의 사기 행각에 따른 피해액이 총 27만5천달러(약 3억4천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맨해튼에 프라이빗 멤버 전용 아트클럽인 '안나 델비 재단'을 세운다는 명목으로 위조 서류를 제출해 은행에서 2천200만달러(약 274억원)의 대출을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호텔 밥값을 내지 않은 혐의 등으로 2017년 말 체포됐다.
최소 4년에서 최장 1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소로킨은 모범수로 인정받아 4년만 복역하고 지난해 2월 출소했으나, 한 달여 만에 비자 체류기간 초과로 ICE에 붙잡혀 1년 동안 구금 중이었다.
소로킨은 자신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애나 만들기'를 제작한 넷플릭스로부터 32만달러(약 4억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드라마는 한국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을 제치고 넷플릭스 글로벌 시청 순위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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