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과 공장 견학 후 준공·생산·수출 '삼중 기념식'
(브카시[인도네시아]=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현대차 아이오닉5가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는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한 첫 전기차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16일 수도 자카르타에서 40㎞ 떨어진 브카시의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열린 기념식 축사에서 이같이 말하자 정의선 회장을 비롯한 100여명의 참석자들이 큰 박수를 보냈다.
이날 기념식은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 인도네시아산 현대차 '크레타'의 첫 수출, 아이오닉5의 양산 개시 등 세 가지를 축하하는 자리다.
특히, '전기차 산업 허브'를 꿈꿔온 인도네시아에서 현대차가 최초로 전기차를 생산해 꿈을 이뤘다는 의미가 크다.
조코위 대통령은 현대차 공장에 도착해 정 회장과 함께 공장부터 둘러본 뒤 기념식장으로 들어왔다.
레드 카펫 옆에는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이 생산을 개시한 크레타와 아이오닉5, 올해 상반기 생산 예정인 싼타페, 올가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전차량으로 채택된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이 전시됐다.
정 회장이 지난 1월 세계 최대 전자·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2'의 보도 발표회에서 데리고 나온 4족 보행 로봇 '스팟'도 이날 레드카펫 옆에 함께 선보였다.
정 회장이 먼저 축사를 통해 "이 공장은 현대차 성장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전기차를 생산하고, 인도네시아가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이끌도록 도울 것"이라며 "2024년 가동할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장 배터리공장과도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수출을 통해 전 세계가 '메이드 인 인도네시아' 크레타가 얼마나 훌륭한지 알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아이오닉5가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한 첫 전기차로 기록돼 기쁘다는 말도 덧붙였다.
조코위 대통령 역시 "기다려온 순간"이라며 전기차 생산에 큰 기쁨을 나타냈다.
그는 "내연기관 차에서 전기차로 대전환이 필요하다. 아이오닉5 생산이 전기차 발전의 교두보이자 인도네시아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축사 후 아이오닉5 전기차에 서명하고, 행사장 밖으로 나가 인도네시아산 현대차 크레타의 태국 수출을 알리는 '깃발'을 힘차게 들어 올렸다.
이날 기념식에는 박태성 주 인도네시아 대사, 루훗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 바흐릴 라하달리아 투자부 장관, 아리핀 타스리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 부디 카르야 수마디 교통부 장관, 아구스 구미왕 산업부 장관, 간디 술리스티얀토 주한 대사, 리드완 카밀 서부자바 주지사 등이 참석했다.
배터리 원료인 니켈 최대 보유국인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산업 허브'로 부상한다는 목표 아래 2019년 니켈 원광 수출을 전면 금지한 뒤 관련 기업 유치에 공을 들였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도 인도네시아가 니켈, 코발트, 보크사이트 등 전기차 개발을 위한 막대한 광물을 보유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다운스트림(하방산업)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40년부터 전기 오토바이, 2050년부터 전기 자동차만 각각 신차 판매를 허용할 방침이다. 자카르타 주정부도 지난주부터 전기버스 30대를 가동하는 등 곳곳에서 시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허브'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중요하고, 실제 투자에 나서는 기업은 한국 업체들이다.
이날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 현대차는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 합작 배터리공장을 짓고 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포스코, 중국 최대 코발트·배터리 소재 생산업체가 속한 화유홀딩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니켈 광산 채굴부터 제련, 정제, 배터리 생산, 양극 전구체 산업까지 포괄하는 '패키지딜'을 인도네시아 정부와 계속 협상 중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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