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 대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서서히 실적을 회복하면서 올해 임금 협상에서 노동조합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주요 자동차와 전자업체들이 '춘투'(春鬪)로 불리는 재계와 노동계의 임금 협상에서 노조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노조 임금 인상 요구안에 답변하는 '집중 회답일'인 이날 닛산자동차는 노조 요구대로 임금을 1인당 월 8천엔(약 8만3천400원) 인상하고 연간 일시금(특별 보너스)으로 통상 월 급여의 5.2개월분을 지급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자동차도 이미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 9일 임금 협상을 마무리했다.
도요타 노조는 직종과 직위에 따라 12종류(월 1천600∼4천900엔)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고 사측이 수용했다. 도요타는 또 전년보다 0.9개월분이 더 많은 6.9개월분의 일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19로 수요가 크게 감소해서 지난해 실적이 악화했지만, 올해 들어 회복세로 돌아섰다.
닛케이는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사업 환경의 변화에 대비해 전년보다 임금 인상액을 늘린 기업이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전자업체 가운데는 히타치제작소가 노조 요구대로 월 3천엔 임금을 올려주기로 했다.
반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여전히 업황이 나쁜 항공업계에서는 임금 인상을 두고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일본항공(JAL) 노조는 일시금으로 1개월분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회답을 보류하고 계속 검토하겠다고 통보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작년 11월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으로 실적이 회복된 기업에 3%를 초과하는 임금 인상을 요청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9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때부터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강조하며 그 핵심 수단으로 노동자 임금 인상을 주창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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