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시장 유동성 풍부해 금융시장 충격은 제한적"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김아람 기자 =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 약세에 이 지수와 연계된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신증권[003540]은 홍콩H지수가 지속해서 하락하면 증권사 ELS 운용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17일 진단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ELS가 손실구간에 진입하지 않는 상태에서 지수가 하락하면 헤지 비용이 지속해서 발생한다"며 이처럼 지적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미래에셋증권[006800],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005940], 키움증권[039490], 삼성증권[016360]의 ELS 총 발행 금액은 16조원이고, 이중 자체 운용 규모는 9조7천억원 수준이다.
회사별 손실 발생 구간(녹인·knock-in)은 다르지만 4,000∼6,000 범위로 추정되며 일부 회사는 6,000 미만부터 손실이 발생한다.
박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지수 하락에 대비해 옵션 등 파생상품을 많이 활용하고 있으며, 활용하는 지수가 홍콩H지수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과거와 같은 큰 손실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행히 전일 H지수가 반등해 위기는 넘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증권은 홍콩H지수 연계 ELS에 손실이 발생할 위험이 있으나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0년 이후 발행된 홍콩H지수 연계 ELS의 손실 발생 가격대는 5,800 이하이며 5,500 이하에 물량이 집중됐다"며 "'녹인' 발생시 ELS 헤지 자산 매물이 홍콩 시장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홍콩H지수 선물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ELS 발행사의 자체 헤지 규모가 줄어 '녹인' 발생에도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그는 "2월 기준 미상환잔고는 홍콩H지수 연계 ELS가 18조9천억원으로 S&P500(31조원)이나 유로스톡스50(28조3천억원) 연계 ELS보다 적은 편"이라며 "2021년 홍콩H지수 급락으로 기초자산 활용이 저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규제 갈등과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 등의 여파로 홍콩H지수는 이달 15일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인 6,123.94까지 급락했다가 16일 6,889.45로 12.50% 반등했다.
홍콩H지수는 지수형 ELS 발행에 있어 S&P500, 유로스톡스에 이어 3번째로 많이 활용된다.
최근 1년간 전체 증권사의 ELS 발행금액 44조7천억원 중 홍콩H지수를 활용해 발행된 금액은 16조9천억원이다.
srchae@yna.co.kr,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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