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 이창양 교수 SK하이닉스 사외이사 출신, 위원 2명은 SK 임원 경력
다른 기업·연구소 거친 전문가…"특정 기업 출신으로 보기 어렵다" 의견도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선이 마무리된 가운데 규제 혁파, 부동산 등 산업 정책을 담당하는 경제2분과에 SK 출신이 대거 기용되면서 일각에서 특정 기업에 대한 쏠림 현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제계 전체를 대표하는 대한상공회의소(상의) 회장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맡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고리로 한 정부와 재계 간의 건설적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동시에 자칫 특정 기업에 편향적인 정책이 추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엄존하는 것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7일 당사 브리핑에서 경제2분과 등의 간사와 인수위원을 발표했다.
경제2분과 간사에는 이창양(60)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 인수위원에는 왕윤종(60) 동덕여대 교수, 유웅환(51) 전 SK 혁신그룹장, '우주인' 고산(46) 타이드인스티튜트 대표가 각각 선정됐다.
이들 4명 중 3명은 과거 SK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사인 이 교수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SK하이닉스[000660] 사외이사를 맡았다. 이 교수는 최 회장이 SK하이닉스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 2012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으며, 최 회장이 횡령 혐의로 실형이 선고돼 대표에서 사퇴한 뒤에도 사외이사직을 유지했다.
인수위원인 왕 교수와 유 전 그룹장은 SK 임원 출신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재직하면서 국제거시금융실장과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을 역임한 왕 교수는 2004년 SK경영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장(상무급)으로 영입됐다. 2012년에는 ㈜SK중국경제연구소장(전무)을 맡았다.
왕 교수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사회 공헌 활동을 담당하며, 최 회장에게 사회적 기업 동향 등 경제 현황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텔 엔지니어를 거쳐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 임원으로도 활동했던 유 전 그룹장은 2018년부터 SK텔레콤[017670] 오픈콜라보센터장과 SV이노베이션센터장, ESG혁신그룹장(부사장)을 역임했고 올해부터 SK텔레콤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SKT SV이노베이션센터장을 맡을 당시 미얀마 취사도구 보급, 국내 취약계층 식사 지원 등 SKT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적극적으로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계에서는 학식과 행정 경험을 갖춘 이 교수, 국제경제 전문가인 왕 교수, ESG 경영 전문가인 유 전 그룹장 모두 충분한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SK와 밀접한 이들이 한꺼번에 경제2분과에 배치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해당 인사들이 역량이 있는지와 관계없이 굳이 특정 기업에 편중되는 것처럼 보이는 인사로 불필요한 오해를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SK그룹과의 인연이 있는 만큼 향후 정책이 SK그룹이 추진 중인 사업에 우호적이거나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3명 모두 SK뿐 아니라 다른 기업의 근무 경력도 있는 만큼 SK 쏠림에 대한 우려가 기우일 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SK 측은 해당 인사들이 다른 기업과 연구소 등을 거친 전문가들이라 그룹 출신으로 규정하긴 어렵지 않느냐는 반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2019년부터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를, 2021년부터 LG디스플레이[034220] ESG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왕 교수는 2018년부터 효성화학㈜ 사외이사를 맡고 있고, 유 전 그룹장은 SK 합류 전 삼성전자와 현대차에서 임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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