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젤렌스키 "서방, 우크라와 장벽 허물고 더 도와야"

입력 2022-03-17 20:31   수정 2022-03-17 20:57

[우크라 침공] 젤렌스키 "서방, 우크라와 장벽 허물고 더 도와야"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서방은 우크라이나와 장벽을 허물고 우크라이나를 더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날 독일 연방하원에서 한 10분 남짓의 화상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3주만에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사망했다"면서 "서방에서 일부 도움이 있었지만, 서방과 우크라이나 간에는 장벽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방은 베를린 장벽은 아닌, 또 다른 장벽 뒤에 머물며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은 거절됐고, 독일은 우크라이나가 항상 자국을 향한 무기라고 지목했던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도 중단하지 않았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가입도 미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은 새로운 장벽을 이루는 주춧돌이 됐다면서 재차 장벽을 허물고 더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우크라이나가 겪은 고난을 상기하면서 독일인들은 이에 대한 책임에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 가해진 제재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러시아는 원유와 가스를 빌미로 한 독일에 대한 입지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직접 호명하고, "장벽을 허물고 우리를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앞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1987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구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했던 "장벽을 허물어 달라"고 했던 발언을 거론했다.
그는 동시에 지금까지의 지원에 대해 사의를 표하면서, 현 상황에서 러시아 사업을 중단한 기업들을 비롯, 경제적 이익보다 도의를 중시하는 모든 이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적 지원 없이는 우리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앞서 이날 연방하원 특별총회를 개회한 카트린 괴링 데카르트 부의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을 일으키면서 우리의 평화질서도 공격했다"면서 우크라이나어로 "함께라면 우리를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연방하원 의원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 이후 기립박수를 보냈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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