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다음 주부터 남녀 모두에 학교 개방"

입력 2022-03-18 11:54  

탈레반 "다음 주부터 남녀 모두에 학교 개방"
"남녀 교육 공간은 분리…여학생 수업은 여교사만"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지난해 8월 탈레반 집권 후 사실상 교육 기회를 얻지 못했던 아프가니스탄 중·고등 여학생들에게도 다음 주부터 등교가 허용된다.
탈레반 정부 교육부 대변인인 아지즈 아흐마드 라얀은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다음 주부터 모든 남녀 학생에게 학교가 개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탈레반 교육 체제에서 대부분 배제됐던 7학년 이상 중·고등 여학생도 등교할 수 있게 됐다.
올해 들어 탈레반은 3월 하순부터 여학생 등 모두에게 학교를 개방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는데 라얀 대변인이 이를 거듭 확인한 것이다.
다만, 라얀 대변인은 여학생의 경우 남학생과 공간이 분리돼야 하고 여교사로부터만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라얀 대변인은 "여교사가 모자라는 일부 시골 지역의 경우에는 나이든 남교사가 여학생을 가르치는 것도 허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만약 학교 문을 닫은 곳이 있다면 이를 열게 하는 게 교육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하순에는 탈레반 재집권 후 휴교에 들어갔던 국공립대도 6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국제사회도 아프간의 교육 정상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미국의 토머스 웨스트 아프간특사는 지난 1월 BBC와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여학생에게 학교를 개방한다면 미국과 국제사회는 교사들의 급료를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탈레반은 1차 집권기(1996∼2001년) 때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앞세워 여성의 외출, 취업, 교육 등을 엄격하게 제한한 바 있다.
재집권 후에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포용적 정부 구성, 인권 존중 등 여러 유화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상당 부분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특히 교육의 경우 최근까지 아프간 34개 주 가운데 10개 주 정도를 제외하고는 중·고등 여학생은 공립학교에 다닐 수 없는 상황이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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