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개, 화재 현장 정보 수집 등에 투입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뉴욕소방국(FDNY)이 미국 소방당국 중 최초로 로봇 개를 현장에 배치키로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FDNY가 로봇 제작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개 '스팟'을 구매해 인명구조 작업에 사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FDNY는 지난 2014년에도 '슈퍼드로이드'라는 이름의 로봇을 배치했지만, 실제 구조 현장에서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탱크처럼 캐터필러가 부착된 슈퍼드로이드는 가파른 계단이나 잔해 무더기 사이에서는 이동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FDNY는 다양한 환경에서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4족 보행 로봇인 스팟은 당장 현장에 투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FDNY가 미리 공개한 스팟은 뉴욕의 지하철 선로에서 실제 개처럼 선로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뉴욕경찰(NYPD)도 스팟을 실전에 투입할 방침이었지만 로봇 경찰견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 때문에 포기했다.
스팟은 지난 2020년 8월 NYPD에 임대된 이후 6차례 실전에 투입됐다.
지난해 2월에는 뉴욕 브롱크스에서 발생한 인질 강도에 투입돼 범인들이 현장에 있는지 여부를 파악했고, 퀸스에서 발생한 인질 강도 사건 때는 인질들에게 음식물을 배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맨해튼의 저소득층 거주지역에서 발생한 인질 사건에 로봇 경찰견이 투입된 이후 유색인종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반감이 확산했다.
경찰이 저소득층과 유색인종을 억압하기 위해 로봇까지 도입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에서 경찰견은 주로 유색인종에게 사용됐다는 역사적 배경 때문에 로봇 경찰견에 대한 반발 여론은 일파만파로 퍼졌고, 결국 NYPD는 스팟 임대계약을 조기 종료했다.
이 같은 여론을 감안한 듯 FDNY는 스팟을 정보수집용으로만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화재 현장 등에서 공기 중 유해가스 농도 등을 측정하는 등의 업무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영리단체 감시기술감독프로젝트(STOP) 대표인 앨버트 폭스 칸 변호사는 "소방관의 안전을 위한 정보 수집용으로 사용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조금씩 사용범위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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