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 "매우 실망…아사드 정권의 잔혹행위 되돌아보라"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2011년 시리아 내전 발생 후 처음으로 주변 아랍국과의 정상외교에 나섰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시리아 대통령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사드 대통령이 UAE 부통령 겸 총리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 두바이 군주를 만나 양국 간 상호 관계 증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AP는 이번 방문은 그동안 아사드 대통령을 외면해온 아랍권이 그와의 관계를 재개할 의향이 있다는 매우 명확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리아는 11년 전 내전 발생 후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에서 퇴출당했다.
시리아 내전으로 지금까지 수십만 명이 숨졌으며 국민 절반 이상이 삶의 터전을 잃었고 국토 상당 부분이 파괴돼 재건하는 데 수백억 달러가 들 것으로 추정된다.
아랍권과 서방 국가들은 2011년 반정부 시위에 대한 아사드 대통령의 강경 진압을 내전 원인으로 지목하고 내전 초기에는 야당을 지지했다.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아사드 대통령은 러시아와 이란 같은 우방국의 군사 지원으로 국토 대부분을 다시 장악했으며, 아랍 국가들은 최근 수년간 그와의 관계 회복 움직임을 보여왔다.
AP는 이슬람 수니파가 대부분인 페르시아만 국가들이 아사드 대통령과 관계를 개선해 그동안 시리아 내전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온 시아파 국가 이란의 개입을 막으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UAE의 실질적 지도자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가 자신의 궁에서 아사드 대통령을 만나 "이번 방문이 시리아와 아랍 지역 전체의 안정과 평화의 시작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UAE 국영 WAM 통신은 전했다.
이어 아사드 대통령이 왕세제에게 시리아 내 최근 상황을 설명하고 아랍권에서의 상호 이익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아사드 대통령의 UAE 방문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번 방문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며 "아사드 정권을 합법화하려는 명백한 시도를 우려한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아사드 정권과 교류를 고려하는 나라들은 지난 10여 년간 이 정권이 저지른 끔찍한 잔혹 행위와 인도주의 원조를 막아온 행위들을 생각해보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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