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에서 건설 현장 노동자들의 연령을 제한하는 지방 정부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인민망이 19일 보도했다.
상하이시가 작년 5월 18세 이하 미성년과 60세 이상 남성, 50세 이상 여성의 건설 현장 노동을 금지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지방 정부들이 유사한 조처를 내놓고 있다.
톈진시는 기술 감독관 등 일부 관리직을 제외하고는 65세 이상자는 건설 현장에서 일할 수 없도록 했다.
광둥성 선전시를 비롯해 장쑤, 장시, 후베이성 등 일부 지역에서는 남성 55세, 여성 45세로 건설 현장 노동 연령을 더욱 엄격하게 제한했다.
이들 지방정부는 나이가 들수록 노동력이 떨어지고 사고 위험이 높다는 점을 연령 제한 이유로 들면서 "청소원, 보안원 등으로는 건설 현장에서 계속 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민망은 "여전히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나이에 건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농민공들을 노후 대책 없이 도태시켜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50세 이상 농민공이 6천854만명에 달하고, 적지 않은 농민공이 일을 그만두면 연금도 받지 못한다"며 획일적인 건설 현장 연령 제한 조처에 따른 후유증을 우려했다.
한 건설 노동자는 "젊은 사람들보다 경험이 많고 숙련돼 일을 더 잘할 수 있다"며 "체력이 안 되면 알아서 그만두는데 왜 강제로 일을 못하게 막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누리꾼들도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한 왕훙(중국의 온라인 인플루언서)이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서 실시한 찬반 투표에서 50%가 건설 현장 나이 제한에 반대했다.
누리꾼들은 "노령화 문제로 공무원과 직장인들의 정년 연장이 추진되고 있고, 과거와 달리 60대면 아직 충분히 일할 나이"라며 "건설 현장 노동자들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3D 업종 기피로 노동 인력이 갈수록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건설 현장 인력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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