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러시아에 공급망을 의존한 미국 제조업체들이 서방의 러시아 제재 이후 살아남을 방법을 찾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제재로 상품과 자금의 이동이 막히고 여러 서방 기업들이 현지에서 철수한 뒤 공급업체와 물류를 재배치하거나 생산을 일시 중단하는 등 생존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사이드카가 달린 모터사이클을 생산하는 IMZ우랄은 현금을 아끼기 위해 러시아 시베리아 공장 조업을 중단하고 노동자들을 귀향시켰다. 이 회사 본사는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에 있다.
IMZ우랄은 세계적 공급망에 의존한다. 대부분의 부품을 다른 나라에서 러시아로 수입, 우랄산맥 동부에 있는 공장에서 이를 조립해 유럽과 미국 등지로 수출한다.
러시아는 지난해 미국에 24번째로 큰 교역 파트너였다. 미국은 작년 러시아에서 297억달러(약 36조원)의 제품을 수입하고 64억달러(약 7조8천억원)어치를 수출했다. 미국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제품은 석유와 다른 에너지 제품, 비료, 니켈, 철강과 다른 산업재 등이다.
러시아 광케이블 제조업체 인캡LLC의 미국 자회사는 2018년부터 미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케이블을 생산하고 있다. 인캡아메리카는 핵심 부품을 러시아 모기업에 의존하는데 전쟁으로 부품 운송이 중단됐다.
이 회사 임원 마이크 리들은 "최대한 빨리 공급망을 러시아와 단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캡은 소유구조도 바꾸고 있다. 리들은 자신과 다른 잠재적 서방 투자자들이 곧 인캡아메리카를 소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조치는 텍사스주가 지난해 러시아인 소유 기업이 중요 인프라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한 법을 통과시킨 것이 계기가 됐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속도가 빨라졌다고 리들은 설명했다.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지만, 러시아에 부품과 원자재를 의존하는 여러 제조업체도 시련에 직면했다.
노스아메리칸플라이우드는 러시아에서 자작나무 합판을 수입해 뉴저지의 공장에서 가공한다. 하지만 이제 해운회사들이 러시아 항구에 들어갈 수 없어 러시아에서 합판을 들여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회사 측은 향후 러시아 측 공급업체들이 선박을 직접 빌리거나 트럭으로 유럽 내 항구까지 합판을 운송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