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지난 10년간 대동맥 박리(aortic dissection) 사망률이 10년 이전과는 반대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동맥(aorta)은 심장의 좌심실에서 내뿜어진 혈액을 온몸으로 내보내는 동맥의 본줄기로 혈관 벽은 두툼하며 탄력이 강하다. 대동맥은 가장 안쪽의 내막, 중간의 중막, 가장 바깥쪽의 외막 등 3겹의 벽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동맥 박리는 고혈압 등의 원인에 의해 대동맥의 내막이 찢어지면서 혈관 안에 있는 혈액이 중막으로 들어가 대동맥벽이 내층과 외층으로 분리되는 질환이다. 치명적일 수 있으며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미국 털리도(Toledo) 대학 메디컬센터 심장 전문의 살리크 나지르 박사 연구팀이 국립 질병통제예방센터(CDC: 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의 자료를 이용, 1999년부터 2019년까지 대동맥 박리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19일 보도했다.
1999년에서 2012년까지는 대동맥 박리 사망률이 매년 평균 1.5%씩 줄어들었는데 2012년부터 2019년까지는 2.5%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인종별로는 특히 흑인의 사망률이 연간 4%로 가장 높았다.
전체적인 추세는 남성과 여성이 모두 같았지만 연간 평균 사망률은 여성이 3.1%로 남성의 2.6%보다 높았다.
대동맥 박리 사망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으며 나이 든 남성은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다른 많은 심혈관 질환과 마찬가지로 대동맥 박리도 시간이 가면서 사망률이 줄어들어야 마땅할 텐데 오히려 사망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대동맥 박리의 경우 예방과 관리를 개선할 여지가 아직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비만, 흡연, 당뇨병, 고령 등 대동맥 박리의 위험요인들이 확산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대동맥 박리는 진단이 어렵다. 특히 여성은 남성과 달리 비정형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남성은 주요 증상이 흉통이지만 여성은 이보다는 호흡곤란을 보일 때가 많다.
대동맥 박리는 온 몸으로 보내져야 할 혈액이 찢어진 대동맥벽 속에 갇히기 때문에 각 기관에 대한 혈액 공급이 줄어들 수 있어 손상된 부분을 수리하는 외과적 수술이 필요하다.
미시간 대학 의대 심장외과 전문의 양보(Bo Yang) 박사는 이 연구는 상행과 하행 대동맥 박리 그리고 급성과 만성 대동맥 박리를 구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결과의 해석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논평했다.
대동맥 박리는 상행 부분(ascending portion)과 하행 부분(descending portion)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두 경우 모두 치명적이지만 상행 대동맥 박리가 더 위험하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협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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