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관영매체가 미국 등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인도가 동참하지 않는 것에 대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회원국 사이 의견 차이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9일(현지시간)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 러시아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일본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미국, 일본, 호주와 비슷한 입장을 취하도록 인도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고 21일 보도했다.
공동성명에는 즉각적인 폭력 중단 요구와 분쟁 해결을 위해 대화를 강조했을 뿐 러시아를 비난하거나 제재하겠다는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중국 전문가들은 쿼드가 약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주와 일본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대(對)러시아 제재에 적극 동참하고 있지만, 인도는 제재를 가하지 않는 것은 물론 유엔 총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지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서방 국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도가 러시아에 단호한 태도를 보이지 못하는 것은 군사 관계 등을 토대로 수십 년간 이어온 '밀월 관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중립 외교를 펼쳤지만, 과거 냉전 시대에는 미국보다는 러시아(옛소련)와 더 밀접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울러 러시아는 인도 무기 수입의 49%를 차지하는 등 국방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첸펑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원 연구부 주임은 "인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미국, 호주, 일본과 달리 러시아를 제재하지 않음으로써 다른 3개국은 쿼드의 통일된 기반이 흔들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쿼드는 중국을 겨냥해 공통의 가치를 수호한다는 기반 아래 만들어졌지만, 인도는 국익이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동맹의 공동 목표가 있더라도 인도가 모든 이슈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리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3일(현지시간) 열린 쿼드 4개국 정상 화상회의에서도 미국, 호주, 일본이 러시아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도록 인도를 설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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