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 키이우 진입 땐 2차 대전 후 최대 시가전"

입력 2022-03-21 16:56   수정 2022-03-21 16:59

[우크라 침공] "러, 키이우 진입 땐 2차 대전 후 최대 시가전"
전문가 "장애물 많은 도시서 느린 러군, 거리 내몰려 타격 클 것"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의 공방전이 벌어진다면 2차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시가전이 될 전망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키이우는 약 840㎢ 면적에 공장, 교회, 아파트 등 건물만 50만 채에 달한다. 현재 200만 명가량이 도시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1세기 최대 규모의 시가전이 벌어진 이라크 모술(2016∼2017)을 압도하는 규모다. 모술의 면적은 약 180㎢, 당시 인구도 75만에 불과했다.
호주 장성 출신 시가전 연구자인 데이비드 킬컬런은 이런 점을 토대로 "키이우 상황은 2차 대전 이후 벌어진 (시가전) 사례들을 작아 보이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군의 격렬한 저항도 예상된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미 키이우 인근 지역에서 시가전의 주 전술로 활용되는 매복 전술에 숙달하며 성공적으로 적군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로 대전차 부대에서 활약 중인 우크라이나군의 테탸나 초르노볼 중위는 지난주 키이우 동쪽에서 시 경계를 맞대고 있는 요충지 브로바리 인근에서 3일간 매복한 끝에 러시아 탱크를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고 NYT에 밝혔다.
도시 내부 지역은 건물, 배선 등 장애물이 많아 기동력 있는 군대가 폭발물을 설치하고 매복하며 적군에 대응하기 유리한 환경이다.

NYT는 길가에 설치된 대전차 지뢰 탓에 러시아군의 도시 내 진격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복잡한 도시 구조 때문에 결국 공격받기 쉬운 넓은 도로로 내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구나 러시아군은 압도적인 규모에 비해 기동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고, 특히 탱크가 일반 도로를 이용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최근 러시아는 키이우 외곽지대를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 싱크탱크인 CNA의 러시아 전문가 마이클 코프먼은 러시아군이 브로바리나 이르핀 등 키이우 동서로 접한 도시를 향해 탱크를 계속 보내고 있다며 매복에 취약한 도로를 통하면서까지 진군을 이어가는 이유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전면 시가전을 준비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키이우를 포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진단했다.
도시를 포위하게 되면 점령군 입장에서는 상대의 보급선을 차단한 채 '고사 작전'에 돌입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러시아군이 키이우를 완전포위한 상황은 아니다.
킬컬런은 키이우 남서쪽으로 뚫린 고속도로가 점령당하지 않은 만큼 보급상으론 키이우가 최소 한 달은 더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pual0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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