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송 박사 연구팀 "인공 세포막 대량생산 길 열어"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안정성과 내구성을 대폭 향상한 인공 세포막 개발에 성공했다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22일 밝혔다.
KIST에 따르면 이 기관의 뇌과학창의연구단 김태송 박사 연구팀이 실리콘 기판 위에서 50일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인공 세포막 구조물을 개발했다.
세포 안팎을 보호하는 세포막은 지구상에서 가장 정확하고 정밀한 바이오 센서 중 하나로 불린다.
세포막의 한 면은 물과 잘 섞이는 친수성(親水性·hydrophilic)이고 다른 면은 물과 잘 섞이지 않는 소수성(疏水性·hydrophobic)이라 수도꼭지처럼 이온채널을 여닫으며 외부의 물리 화학적 자극을 전기신호로 바꿔 세포에 전달할 수 있다. 학계에서는 이를 모사하기 위한 인공 세포막 연구가 활발하다.
김 박사 연구팀은 현재 개발된 인공 세포막의 유지 기간이 최대 5일에 불과해 상용화가 어렵다는 점을 개선하고자 고분자 재료의 하나인 블록코폴리머(BCP, block co-polymer)로 인공 세포막 제작을 시도했다.
블록코폴리머는 2개 이상의 블록으로 구성된 고분자로, c친수성·소수성 등 서로 다른 특성의 블록을 반복적으로 길게 배열할 수 있다.
먼저 연구팀은 실리콘 기판 위에 지름 8㎛(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구멍 수만 개를 배열한 뒤 각각의 구멍에 블록코폴리머 용액을 넣어 건조했다.
이후 상부 판상 전극과 하부 실리콘 기판 사이에 전기력이 작용하는 전계(electric field)를 걸어 비눗방울 모양의 3차원 블록코폴리머 이중막 구조물을 만들었고 구조물 외부를 하이드로젤로 채워 50일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인공세포막을 구현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소장 내 상피 세포를 모사해 수천개의 튜브 모양으로 이뤄진 블록코폴리머 인공장기 구조물을 제작하고 당류 분해효소인 베타 갈락토시데이즈(β-galactosidase)를 결합해 인공 장기의 소재로 쓸 수 있는 가능성도 입증했다.
김 박사는 "기존의 인공 세포막 연구가 실리콘 기판에 2차원 구조물을 올렸지만 이번 연구는 3차원 구조물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며 "유지 기간도 기존 인공세포막보다 10배 이상 늘렸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인공 세포막 대량 생산의 길을 제시한 이번 연구가 초고감도 바이오센서, 신약 개발 약물 스크리닝 등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 호에 게재됐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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