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협력기구 회의 기조연설…"전쟁 지속 시 전세계에 충격"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이슬람권 국가들에 종전 중재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칸 총리는 2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개막한 이슬람협력기구(OIC) 외교장관 회의 기조연설에서 각국이 이번 회의를 통해 어떻게 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끌어내고 중재할 수 있을지 논의해달라고 제안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멈추지 않는다면 전 세계가 충격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키스탄은 그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는 냈지만, 러시아를 직접 비난하지는 않고 있다. 최근 유엔총회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지기도 했다.
이처럼 러시아 비난에는 소극적인 칸 총리였지만 적어도 종전을 위해서는 이슬람권이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1969년 창설된 OIC는 이슬람권 최대 국제기구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해 57개 이슬람 국가가 속한 조직이다.
23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약 46개국의 장관급 대표가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중국은 OIC 회원국이 아니지만 특별 초청객 자격으로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파견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탈레반의 재집권 후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을 비롯해 예멘, 리비아 등 여러 이슬람권 국가들의 현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한편, 칸 총리는 야권의 공세로 인해 의회 불신임 위기에 몰리는 등 최근 국내 정치 입지가 상당히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달 말로 예정된 불신임 투표에서 야권은 물론 여당의 일부 의원까지 불신임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칸 총리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국제적 위상을 과시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칸 총리는 크리켓 국가대표로 이름을 날리다 1992년 크리켓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국민적 스포츠 영웅이 됐다. 2018년 총선에서는 반부패, 교육·의료 환경 개선 등을 약속하며 압승했으며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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