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서방의 대러 제재로 약 80대의 러시아 항공사 소속 항공기가 해외에서 압류됐다고 러시아 교통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비탈리 사벨리예프 러시아 교통부 장관은 이날 자국 상원 경제정책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러시아는 모두 1천367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78대가 운항 과정에서 (해외에서) 압류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항공사 소속 항공기들은 러시아에 비우호적인 국가뿐 아니라 터키·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등 우호적인 국가에서도 압류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사벨리예프 장관은 현재 러시아는 그동안 외국 회사에서 리스해 보유해온 자국 항공사 항공기들을 러시아로 이전 등록하는 조처를 하고 있다면서 "항공기들을 리스 회사로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해당 항공기들의 국내선 운항을 위한 부품 조달 문제가 남아있다고 인정하면서, 오랜 기간 제재 상황에 부닥쳐있는 이란의 경험을 연구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항공 분석업체 시리움(Cirium)에 따르면 러시아 항공사들은 에어버스 항공기 305대와 보잉 항공기 332대를 운용해 왔으며, 운용 중인 항공기 중 슈퍼젯 100 등 러시아산은 144대에 불과하다.
보잉과 에어버스 같은 외국 항공기의 약 85%는 리스한 것으로 외국 임대업체가 소유권을 갖고 있다.
항공기 리스업체들은 대부분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아일랜드에 거점을 두고 있다.
EU는 지난달 26일 대러 제재 차원에서 리스 업체들에 이달 말까지 러시아 항공사들과의 계약을 파기하도록 결정했다.
또 러시아에 대한 민항기와 민항기 부품 공급, 기술서비스와 보험 제공도 금지했다.
이에 러시아 연방항공청(로스아비아치야)은 지난 5일 외국 업체들로부터 항공기를 리스한 자국 항공사들에 국제선 운항을 중단하도록 권고했다.
러시아 항공사 소속 항공기들이 외국에서 억류당하거나 압류당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러시아 당국은 국제선 운항이 어려워진 외국 항공기들을 국내선에 투입한다는 방침이지만, 항공기 정비에 필요한 부품 조달이 힘들고 항공기의 안전성을 보증하는 감항능력(堪航能力) 증명서도 발급받을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